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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오프 첫 달… 양대노총 위원장들도 ‘빈봉투’

입력 | 2010-07-26 03:00:00

상급노동단체 파견자 무임금 현실화
한노총 120명중 절반 못받아 단협 안끝난 개별기업 일부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전임자들이 유급근로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제) 시행 이후 처음으로 지급된 7월 급여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노동계에 따르면 두 노총에 파견된 상당수 전임자들과 두 노총 소속 개별 기업의 일부 노조 전임자들이 이달 월급을 받지 못했다. 노사 간 타임오프 법정한도를 준수키로 합의하거나 단체협약 교섭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급여지원 중단 첫 사례… 노총 내부 ‘어수선’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은 소속사인 LG전자로부터 7월분 임금을 받지 못했다. 한국노총에 따르면 장 위원장 외에도 한국노총에 파견된 전임자 120여 명 중 60여 명이 이달 임금을 받지 못했다.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도 소속사인 코레일로부터 7월분 임금을 받지 못했다. 코레일 사측과 노조가 타임오프제에 따른 임금지급 대상자 선정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본부와 산하 산별노조에 파견된 전임자 100여 명 중 상당수도 7월 월급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D버스 등 일부 업체도 노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노조 전임자의 7월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노총 내부는 다소 혼란스러운 상태다. 한국노총 강충호 대변인은 “파견 전임자 120명 중 나머지 60여 명은 월급날이 10일이어서 다음 달 10일이면 이들도 급여를 받지 못할 것”이라며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하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모든 파견 전임자가 7월 급여를 받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은 “임금을 받지 못한 전임자의 수는 밝힐 수 없다”며 “노사 자율 협상에 따라야 할 사안인 만큼 내부 동요는 없다”고 밝혔다.

○ 고용노동부, 상급단체 전임자 급여지급 조사

노동계에서 단체협약 갱신 협상이 지지부진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당분간 일부 전임자들의 무급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두 노총은 대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전임자들이 월급을 받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기존 월급날에 맞춰 소정의 활동비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노조 전임자 급여 중단을 부당한 노조활동 개입으로 보고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해 강력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고용노동부는 사업장과 무관한 순수한 상급단체 파견 활동은 타임오프 한도 적용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전운배 고용노동부 노사협력정책관은 “노사가 타임오프 한도에 맞춰 단협을 체결해도 사측이 상급단체 파견자에게 월급을 주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된다”며 “그동안 사용자에게 임금을 받아가며 노동운동을 하던 관행을 끊는 과정에서 노조도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용노동부는 7월분 임금 지급이 마무리되는 다음 달 10일 이후부터 대기업과 공기업을 중심으로 임금지급 현황을 조사해 위법 여부를 가려낼 방침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