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포보 점거농성, 지역여론 무시”
22일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던 김춘석 경기 여주군수(60·한나라당·사진)의 목소리가 갑자기 높아졌다. 이날 오전 서울 및 경기지역 환경운동연합 소속 회원 3명이 4대강 살리기 사업 현장인 여주군 이포대교 근처 이포보를 기습 점거한 것 때문. 그는 “인터뷰가 끝난 뒤 점거 현장에 들를 예정”이라며 “외부 단체들이 지역주민의 여론을 무시하고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군수가 이처럼 강력하게 비난한 이유는 4대강 사업이 여주 발전을 위한 다시없는 기회라는 판단 때문이다. 총길이 39.8km의 4대강 사업 한강 여주 구간에는 앞으로 약 1조9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자된다. 이는 4대강 사업 전체 비용의 13%, 경기지역 총사업비의 84% 수준이다. 여주가 4대강 사업의 최대 수혜지역인 셈이다. 김 군수는 아예 민선 5기 슬로건을 ‘여주군, 남한강에서 날아올라 더 넓은 세계로’라고 만들었다. 한강 살리기를 군정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이날 인터뷰는 김 군수가 군청 간부들의 승진인사를 발표한 직후 이뤄졌다. 자연스럽게 얼마 전 사무관 승진 예정자를 대상으로 치러진 논술시험이 화제가 됐다. 그는 8일 승진을 앞둔 6급 공무원 30여 명을 대상으로 여주지역 발전방안 등을 묻는 시험을 깜짝 실시했다. 김 군수는 “취임 초기라 직원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했다”며 “승진서열을 기본 자료로 하면서 시험 성적을 참고로 활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무사안일한 의식을 벗어나 적극적인 자세를 가진 직원을 찾으려는 취지”라며 “이에 맞는 방안을 제시한 2, 3명 정도가 서열보다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