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반해 매일 사랑의 시를 써 보냈다. 곁에 앉을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살아온 얘기를 하며 공통점을 찾았다. 10살의 나이차도 장애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프러포즈를 했다….
젊은이들의 결혼 스토리와 다를 바 없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영국인 헨리 커 씨(97)와 발레리 버코위츠 씨(87).
데일리메일 등 영국 현지 언론은 26일 둘이 합쳐 184세인 커 씨 부부가 결혼식을 올림으로서 현재 영국 최고의 신혼부부 나이 기록(181세)을 깨게 됐다고 보도했다.
커 씨는 "내가 감히 이렇게 멋지고 '젊은' 여성과 결혼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더 빨리 프러포즈를 하지 못했다"고 털어 놨다.
두 사람은 시에 대한 사랑,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의 거주 경험, 가족들이 전 세계에 흩어져 산다는 사실 등 공통점이 많았다. 특히 커 씨가 요양원 입소 이후 직접 만든 시 클럽에서 시와 문학에 대한 관심을 나눈 것이 버코위츠 씨의 마음을 여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커 씨는 은퇴 전 투자회사를 운영했고 버코위츠 씨는 화공학자 출신인 '엘리트 커플'이다.
커 씨는 "내가 몇 달 전 프러포즈를 하자 발레리마저 처음에는 테이블 아래로 얼굴을 묻고 엄청나게 웃어댔다"며 "사람들이 우리 결혼에 대해 수군거린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우리는 합법적인 부부가 되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버코위츠 씨는 "늦게나마 이렇게 천생 연분을 찾았다는 사실은 기적과 같은 일"이라며 "앞으로 함께 박물관에도 가고 크루즈도 떠나는 등 여생을 행복하게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