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장국 지위 이용 선진국-개도국간 가교 역할 ‘코리아 이니셔티브’에 세계 주목… 국격 업그레이드
G20 정상회의는 세계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20개 나라의 모임입니다.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과 같이 오랫동안 경제 강국의 지위를 누린 나라부터 한국 중국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처럼 비교적 최근에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보인 나라까지 지역별 대표급 나라가 모두 포함돼 있습니다.
사공일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위원장은 얼마 전 기자간담회에서 “G20은 192개 유엔 가입국 중 경제적으로 가장 앞선 20개 나라만의 모임”이라며 “G20은 지구촌의 ‘유지(有志) 그룹’”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일회성 회의’가 되지 않고 지금까지 매년 두 차례씩 열리며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은 물론이고 △국제기구 개혁 △글로벌 불균형 문제 △은행 건전성 △개발도상국 개발(개발이슈) △글로벌 금융안전망 △재정건전성 강화 같은 다양한 경제 이슈에 대해 폭넓게 논의한다는 것도 큰 특징입니다.
세계경제에서 G20 정상회의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제5차 G20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열린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서울 G20 정상회의는 G7이나 G8 국가가 아닌 곳에서 열리는 첫 번째 G20 정상회의입니다.
하지만 서울 G20 정상회의는 ‘지리적 특성’ 외에도 훨씬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선 글로벌 금융위기 뒤 비중이 커지고 있는 지속가능하고 균형된 성장에 대한 논의가 서울에서 활발히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 쿼터 조정 결과와 새로운 은행 건전화 기준도 서울에서 발표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 수십 년간 유지돼온 세계경제의 구조가 서울에서 바뀔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한국 정부는 서울 G20 정상회의 때 각국 정상이 개발이슈와 글로벌 금융안전망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내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이 의제들이 향후 ‘코리아 이니셔티브(Korea Initiative)’로 불리길 바라는 거죠. 한국이 주도해 국제사회에 던진 메시지가 국제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 또는 규칙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G20 정상회의를 유치했고 의장국 역할을 하며 국제사회가 주목할 만한 의제를 제시했다는 것만으로 우리 위상이 갑자기 올라가는 것은 아닐 겁니다.
그러나 독립 후 지금까지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제대로 목소리를 낼 기회가 거의 없었다는 냉정한 현실을 생각할 때 서울 G20 정상회의는 한국의 국격(國格)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틀림없습니다.
세계의 시선이 서울로 집중될 11월 11일과 12일, 먼 훗날 세계사 교과서에 실릴 의미 있는 변화가 서울에서 발표될지 한번 지켜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