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개봉 ‘테이킹 우드스탁’
심심해 보이는 이 장면이 ‘테이킹 우드스탁’의 클라이맥스다. 일상의 비루함에 짓눌려 살아가던 ‘바른생활 청년’ 엘리엇(가운데)은 역사적 일탈의 현장을 산책하며 인생의 전환을 맞는다. 사진 제공 더홀릭컴퍼니
29일 개봉하는 ‘테이킹 우드스탁’(18세 이상 관람가)은 그렇게 사람들이 모여드는 풍경을 보여준다. 지미 헨드릭스, 재니스 조플린 등 전설적인 뮤지션은 이름만 몇 번 들릴 뿐이다. 영화 후반, 한 청년이 무대가 설치된 목장으로 오르는 길 위에서 “밥 딜런이 오게 해 달라”며 하늘에 대고 주문을 왼다. 모두가 무대만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고 함성을 지르는 지금의 록 페스티벌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우드스탁 페스티벌은 4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계 음악 팬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그것은 그때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무대가 아니라 서로를 듣고 바라봤기 때문이라고, 영화는 말한다.
인적 드문 농촌에서 부모를 도와 낡은 모텔을 운영하던 청년 엘리엇(드메트리 마틴). 이웃 동네에서 열릴 예정이던 록 페스티벌의 취소 소식을 듣고 행사 주최 측에 전화를 건다. 그저 밀린 빚을 청산할 기회로 여겼던 그는 페스티벌의 주동자가 되면서 인생의 전기(轉機)를 맞는다.
유명 밴드의 공연 실황 재연 장면을 기대했다면 실망만 느끼기 쉽다. 미국 히피 문화의 자유분방한 방탕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몇몇 장면은 불편함을 안길 수 있다. 록 페스티벌을 찾아 한껏 소리를 지르고 돌아온 다음 날 이유 모를 공허함을 느낀 관객에게는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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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테이킹 우드스탁’ 예고편
영화 ‘테이킹 우드스탁’ 뮤직비디오
영화 ‘테이킹 우드스탁’ 감독인터뷰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