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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8 재보선]친이-친박 ‘두나라’… 진짜 ‘한나라’ 될까

입력 | 2010-07-27 03:00:00

與“계파모임 해체”




한나라당 지도부가 26일 당내 계파모임을 해체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첫 단추인 셈이다. 하지만 계파 갈등의 근원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파모임 해체만으로 계파가 없어지겠느냐는 회의적 반응도 없지 않다.

○ “이대로는 정권 재창출 불가능”

한나라당은 2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김무성 원내대표와 홍준표 나경원 정두언 서병수 최고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계파모임 해체에 의견을 모았다. 원칙적으로 계파모임을 해체하되 굳이 모여야 한다면 정책 중심으로 바꾸자는 얘기였다. 재·보궐선거 지원유세 일정 때문에 이날 회의에 불참한 안상수 대표가 참석하는 28일 회의에서 이 방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조해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당내에 친이 친박 등 계파가 존재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정권 재창출이 불가능하다”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 계파를 해체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홍 최고위원이 21일 계파모임 해체를 요구한 것이 발단이 됐다. 그는 당시 당의 단합을 위해선 계파모임의 성격을 띠는 모임을 즉각 해체해야 한다고 요구해 친이, 친박 중진들과 격론이 벌어졌다.

○ “현실적으로 쉽겠느냐”

당내 대다수 의원은 계파 해체의 큰 취지엔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방법론에 맞춰졌다. 단순히 계파모임을 해체한다고 해서 친이-친박의 두꺼운 진영을 깰 수 있겠느냐는 이유에서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갈등이 ‘접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순한 구색 맞추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만만찮다. 당의 한 3선의원은 “가까운 의원들끼리 모이는 것이야 인지상정인데 그것까지 지도부가 규제하겠다는 것이 현실성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해당 모임의 반발도 거세다.

‘함께 내일로’의 회장 안경률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 모임이 (정권 출범 전) 이명박 정권의 집권을 위해 노력한 것은 사실이지만 집권 후에는 연구모임 성격으로 바뀌었다”며 “지도부에서 일방적으로 모임을 해체하라는 것은 당내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친박계 모임으로 분류되는 선진사회연구포럼 회장인 유정복 의원은 “우리 모임은 국회에 정식으로 등록된 연구단체이며 친박뿐 아니라 친이 의원들도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 ‘SD(이상득 의원)계 모임’으로 분류하는 현장경제연구회 회장인 고승덕 의원은 “SD와 가까운 의원들의 모임으로 출발한 게 사실이지만 1년 반 전에 문호를 개방했다”며 “계파색이 없는 분이 많이 참여하고 있어 계파모임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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