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담서비스 받으려면
게임중독 아들 “게임 못하게 하면 아빠와 생깔거야”
한숨짓는 아빠 “이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서울 유명 대학의 A 교수는 요즘 게임중독에 빠진 중학생 아들 때문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오락기를 끼고 살던 아이는 게임과 함께 자랐다고 한다. 처음에는 타이르다가 화가 날 때는 매도 들었지만 게임에 대한 집착은 사라지기는커녕 더욱 심해졌다. 폭력적인 게임을 즐기던 아들은 실제 성격까지 공격적으로 변했다. “게임을 못하게 하면 아버지와 생까겠다(무시하겠다)”며 험한 말을 서슴지 않았고 심지어 죽어버리겠다며 자해를 시도하기도 했다. “어릴 때는 제 눈치라도 보던 놈이 크니까 반항을 하더군요. 이제 저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게임 때문에 자식과 싸우는 부모 마음은 누구나 똑같을 겁니다.”
게임중독은 일부 청소년에게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다. 평범한 가정에서 부모의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자란 학생들도 게임이라는 ‘가상현실’에 중독돼 가족들이 고통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을 얼마나 해야 중독이라는 건지, 왜 중독 증세가 생기고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 등 게임중독의 예방 및 치유법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부모가 게임에 몰두하는 아이를 붙잡고 호통만 치는 사이 아이는 점점 더 가상현실에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본보 독자인 A 교수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문의한 것을 계기로 A 교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를 독자들을 위해 게임중독의 실태와 치유법을 심층 취재했다.》
청소년들의 게임중독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상담센터를 찾아가거나 심각한 경우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행정안전부와 함께 게임중독 청소년 가족 540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쉼터캠프’도 개최한다. 8월 20일까지 전국 16개 지역에서 개최되는 캠프 참가 안내는 홈페이지(www.iapc.or.kr)를 참고하면 된다. 참가비는 무료.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경우 치료 과정은 크게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로 나뉜다. 중앙대 의대 한덕현 교수는 “청소년 게임중독의 경우 우울증이나 충돌조절장애가 있는 경우 약물치료를 동반한다”며 “순수 인터넷 중독의 경우는 대체적으로 인지행동치료만 받는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