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보험업이 전체 일자리 38% 창출5년간 134% 성장… 고용 ‘엔진’ 역할
최근 5년간의 국내 1000대 기업 고용 현황에서 두드러지는 풍경은 금융 및 보험업의 부상과 제조업의 부진이다. 전통적으로 고용창출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제조업은 최근 5년간 고용창출 능력이 약화됐고 그 자리를 금융 및 보험업에 내줬다.
조사 대상 750개 기업 중 금융 및 보험업종은 77개 업체로 업체 수 기준으론 10.3%. 하지만 77개 업체가 늘린 일자리는 모두 3만2476개로 업종별로 가장 많이 고용을 창출했다. 1000대 기업이 최근 5년간 창출한 일자리 8만5163개의 38.1%에 해당하는 규모다.
조흥은행 합병이라는 ‘예외적인 상황’ 때문에 숫자상으로 6000명 이상을 늘린 신한은행을 제외하고도 외환은행 2228명, 우리은행 1929명, 중소기업은행 1705명 등 11곳이 고용 인원을 1000명 이상 늘렸다.
정부는 2000년대 초반 은행 증권 신용카드사 등에서 보험상품을 팔 수 있는 방카쉬랑스제도를 시행하는 등 금융 규제 완화 기조를 유지해 왔다. 또 금융사가 유가증권과 대출뿐만 아니라 부동산 등 실물자산과 장외파생상품에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해 시장을 확대했다. 지난해부터는 금융 관련 규제를 크게 완화한 자본시장통합법을 시행해 국내 금융투자회사의 대형화 전문화를 유도하고 있다.
반면 우리 경제의 엔진 역할을 했던 제조업의 매출성장률은 46.45%였다. 고용 창출 인원은 3만1157명에 그쳤다. 이번 1000대 기업 조사 대상에 속한 제조업체는 모두 377개 업체로 금융업 관련 기업 수의 5배에 이르지만 고용창출 능력은 오히려 낮았던 셈이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