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선거와 확 달라진 표심… 3大통념 깨져
○ 높은 투표율에도 한나라당 승리
이번 재·보선 투표율은 34.1%로 지난해 10월 치러진 재·보선 투표율(39.0%)보다 4.9%포인트 낮았다. 하지만 휴가철인 점을 감안하면 낮은 투표율이 아니라는 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설명이다. 2006년 7월 재·보선의 투표율은 24.8%에 그쳤다.
사실 이번에도 휴가철이어서 투표율이 30%를 넘어서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으나 강원지역과 서울 은평을, 충북 충주는 투표율이 40%를 넘어섰다.
한나라당은 투표율이 높은 상위 4곳 중 3곳에서 승리하면서 ‘투표율 공포증’을 떨쳐냈다. 흔히 투표율이 높으면 야권 성향의 젊은 유권자가 투표에 많이 참여한 것으로 보고 야권 후보들이 유리하다는 게 그동안 정치권의 통념이었다.
이날도 은평을의 투표율이 40%를 넘어서자 민주당 장상 후보가 막판 역전드라마를 연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으나 결국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의 압승으로 끝났다. 반대로 투표율이 낮았던 인천 계양을(23.2%)과 충남 천안을(24.3%)에서는 한나라당 후보들이 이겼으나 박빙의 승부를 펼쳐 투표율이 승부의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이번 재·보선의 경우 여권 성향 유권자들이 결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여당의 무덤’ 공식도 깨져
이번 선거가 시작되기 전 한나라당 당직자들은 “1석이라도 건지면 다행이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그동안 재·보선은 어김없이 여당에 참패를 안겼기 때문이다. 재·보선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야권의 ‘정권심판론’은 그만큼 위력적이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모두 22곳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단 1석도 건지지 못했다. 전국 동시 재·보선이 실시된 2001년 이후 김대중 정부도 17곳에서 치러진 재·보선 중 15곳에서 패배했다. 승리한 2곳은 민주당의 ‘안방’인 광주와 전북 군산이었다.
반면 이명박 정부는 지금까지 18곳에서 치러진 재·보선 중 7곳에서 승리하며 ‘재·보선의 악몽’에서 벗어나는 듯 보인다.
○ 미풍에 그친 ‘단일화 바람’
6·2지방선거에서 표심을 뒤흔든 야권의 ‘단일화 바람’은 50여 일 만에 사그라졌다. 당시 야권은 광역단체장 선거 16곳 중 9곳에서 단일화를 이뤘고 이 중 5곳에서 승리하며 단일화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또 기초단체장 선거에선 인천 8곳, 경기 13곳에서 단일화를 이룬 야권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재·보선에서도 야권은 충북 충주에서 25일, 서울 은평을에서 26일 야권 단일화를 이루며 한나라당을 긴장시켰다. 하지만 표심은 지난 지방선거 때와 달리 이번에는 한나라당이 내세운 ‘지역일꾼론’에 더 힘을 실어줬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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