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에 신자유주의 강요한 ‘워싱턴 컨센서스’ 대체
29일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위원장 사공일)에 따르면 정부는 서울 G20 정상회의 때 다룰 ‘개도국 개발의제(개발이슈)’의 세부 추진 과제 중 하나를 이같이 정했고, 최근 G20 국가와 국제기구 관계자들에게도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G20 국가를 중심으로 선진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종합한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을 제안할 방침이다.
G20준비위 고위 관계자는 “G20을 중심으로 선진국이 가진 다양한 경제발전 경험을 개도국에 최대한 많이 제공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시도”라며 “개도국이 선진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직접 비교 분석해 스스로 갈 길을 선택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개도국 개발모델
그러나 워싱턴 컨센서스는 이를 도입한 개도국들이 1990년대 후반부터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자 적절한 개발모델이 아니라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특히 개별 국가가 자신에게 적합한 정책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베이징 컨센서스’를 중국이 2004년에 발표하자 급격히 영향력을 잃기 시작했다. 서울 컨센서스는 베이징 컨센서스에서 제시된 아이디어에 G20 경제발전 경험의 DB화라는 방법론까지 담고 있어 워싱턴 컨센서스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데 더욱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관측된다.
○동북아가 개발모델 중심지로 부상
G20 차원의 경제발전 경험 공유 및 DB화 작업이 개도국에 대한 동북아 3국 즉, 한국 중국 일본의 영향력을 키우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지난 50년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경험한 나라가 한중일이기 때문이다. 권율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개발협력팀장은 “대부분의 개도국이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최근 경제성장을 경험했고, 대외 개방성이 높은 경제체제를 갖춘 한중일의 경제발전 경험을 벤치마킹하길 원한다”며 “동북아가 경제개발 모델 전파의 중심지가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李대통령 G20 준비위 추진상황 점검 ▼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G20 정상회의준비위원회(위원장 사공일)를 방문해 의제, 행사진행, 홍보 등 분야별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함께 G20 준비위를 찾았으며 사공일 위원장에게서 회의 준비상황 전반에 대해 보고받았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