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만 대 100만'.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의 국내시장 판매대수다. 최근 삼성전자의 갤럭시S가 발매 1개월 만에 50만 대 이상 팔리면서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인구도 크게 늘었다.
하지만 실제로 무선 인터넷을 즐기는 건 다른 얘기다. 해외에서도 최근 안드로이드폰 보급이 크게 늘면서 판매량에서 안드로이드폰이 아이폰을 추월하리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실제 무선인터넷 사용률에서는 아이폰이 안드로이드폰을 월등히 앞선다.
● 아이폰으로 무선인터넷 폭발
이는 아이폰 사용자의 일반적인 패턴이다. 편한 사용법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무선인터넷 사용량을 크게 늘린 것이다.
미국의 인터넷 시장조사업체 넷애플리케이션즈는 매월 OS별 인터넷 사용량을 조사하는데 이에 따르면 5월 말 기준으로 아이폰이 무선인터넷 사용량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자바 마이크로에디션(ME) OS로 약 40%였는데 이는 일반 휴대전화의 이용량을 뜻한다.
세계에 누적 보급된 휴대전화의 90% 이상이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휴대전화다. 아이폰은 일반 휴대전화의 10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누적 판매량으로 32.8%의 사용량을 차지한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아이폰은 두드러진다. 세계 1위 스마트폰 OS인 노키아의 심비안OS는 판매량으로는 세계시장의 44%지만 인터넷 사용량은 14%에 불과하다. 최근 급성장하는 구글 안드로이드 OS는 판매량이 세계시장의 9.6%로 아이폰(15.4%)을 빠르게 따라잡는 중이지만 인터넷 사용량은 아이폰의 5분의 1인 6.24%였다.
● 안드로이드의 반격, 문제는 통신망
앞으로는 이런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OS는 최근 판매대수를 계속 증가시키고 있는데 판매증가율에서 안드로이드 OS가 더 높다. 아직은 아이폰이 편리한 사용법 등으로 인기를 끌지만 안드로이드폰 판매량이 크게 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방통위 조사는 국내에서 갤럭시S가 본격적으로 판매된 7월 이전에 이뤄졌다. 갤럭시S를 판매하는 SK텔레콤은 추석 전 갤럭시S 판매가 100만 대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어 아이폰의 장점인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갤럭시S용으로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통신사들은 이렇게 스마트폰이 늘면 무선인터넷 사용량도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폰을 앞서 들여온 KT는 "아이폰 도입 이후 무선인터넷 사용량이 6개월 만에 세 배 늘었다"며 "무선랜(WiFi)과 와이브로 등에 투자해 저렴하면서도 속도가 빠른 무선인터넷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