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내 무슬림 여성 보험 지원 논란
영국의 국민의료보험(NHS)이 지난 5년간(2005~2009년) 116건의 처녀막 재생수술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고 30일 더 선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 기간 동안 영국 내 처녀막 재생수술 수요는 3배 가량 늘어났다. 병원을 찾는 이들은 대부분 무슬림 여성들. 이들은 여성의 혼전 순결을 중시하는 이슬람 전통 때문에 결혼식 첫 날 밤 처녀성을 증명할 목적으로 수술을 감행하고 있다.
수술에 대한 수요가 날로 높아지는 것은 무슬림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서구식 라이프스타일에 익숙한 여성들의 혼전 성관계 비율이 높아지는 반면, 결혼을 둘러싼 보수적 인식은 바뀌지 않았기 때문.
비싼 처녀막 재생 수술을 받는 대신 질 내부에 인공 처녀막을 삽입하기도 한다. 막이 파괴되면 피와 유사한 액체가 흘러나오도록 고안된 제품이다.
이슬람 온건주의 단체들은 '처녀막 신드롬'이 이슬람 근본주의 확산의 증거라며 일제히 비난하고 있다. 옥스퍼드대 무슬림 교육센터의 타지 하게이 교수는 "영국에 거주하는 무슬림 여성들이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감행하며 '이중생활'을 해야 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남성들과 달리 여성의 혼전 순결을 필수로 생각하는 위선적 전통은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금으로 운영되는 영국의 공공 의료 서비스, NHS가 건당 4000파운드(약 740만 원)의 수술비를 처녀막 재생술에 지원하는데 대해 영국 납세자들의 불만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
NHS 측은 "환자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될 때만 수술비를 지원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영국인들은 수술 희망자의 상당수가 문화적 이유로 수술대에 오른다는 점을 들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