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아시아방송 “벤츠 추정”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근 당 고위간부들에게 ‘벤츠’로 추정되는 고급승용차 160여 대를 나눠줬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9일 전했다.
RFA는 자신을 ‘북한 나진선봉을 통해 무역업을 하는 중국인 사업가’라고 밝힌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얼마 전 각 도(道)의 당 고위 간부들에게 고급 승용차를 선물로 나눠줬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보내준 선물을 전달하는 모임이 전국적으로 연이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오래전부터 주요 간부들에게 고가의 선물을 주고 충성을 유도하는 ‘선물 정치’를 펴왔다.
소식통은 “김 위원장에게서 이미 승용차를 (선물) 받은 도당 책임비서와 조직비서, 선전비서들은 (이번에 선물 받는 대상에서) 제외됐고 아직 승용차가 없는 근로단체비서와 도당 부장들이 이번에 승용차를 선물 받았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또 “함북도당에만 11대의 승용차가 선물로 내려왔다”고 덧붙였다. 이 방송은 “이러한 사실은 ‘양강도 혜산시의 또 다른 소식통’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승용차 등 사치품은 지난해 5월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결의 1874호에 따라 북한 수출이 금지돼 있다. 한국은 이 결의에 따른 대북 반출금지 사치품 리스트에 승용차를 포함시켰고 최근 유엔안보리 전문가 패널의 ‘대북제재 이행보고서’에도 많은 유엔 회원국들이 승용차를 사치품으로 간주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