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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 콜롬비아 잡고 골든볼 쏜다

입력 | 2010-07-31 03:00:00

U-20 여자 월드컵 獨과 4강전
후반 수비 뚫고 환상의 만회골

대회 7골로 득점 랭킹 2위
한국 내일 월드컵 첫 3위 도전




우승은 무산됐지만 ‘지메시’ 지소연(19·한양여대)에게 아직 골든볼(대회 최우수선수) 수상의 희망이 남아 있다.

한국은 29일 독일 보훔 레비어파워 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 준결승에서 독일에 1-5로 졌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 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는 지소연은 후반 19분 환상적인 기술로 만회골을 넣으며 골 사냥을 이어갔다. 대회 7골로 독일의 알렉산드라 포프(9골)에 이어 득점 2위.

한국은 1일 오후 7시 독일 빌레펠트에서 콜롬비아와 3, 4위전(SBS스포츠 중계)을 치르기 때문에 지소연이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골 감각을 이어간다면 이 경기에서 두 골 이상 넣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골든부트(득점왕)까지는 못하더라도 골든볼은 충분히 가능하다.

2004년 대회에서 당시 18세였던 브라질의 마르타 비에이라 다 시우바(24)는 브라질이 준결승과 3, 4위전에서 연이어 패해 4위에 그쳤고 마르타 자신도 대회에서 3골밖에 넣지 못했지만 환상적인 개인기와 창조적인 플레이가 높은 평가를 받아 골든볼을 차지했다.

물론 지소연과 골든부트, 골든볼 경쟁자인 독일의 포프도 만만치는 않다. 포프는 한국과의 경기에서 두 골을 넣는 등 이번 대회 출전한 모든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하지만 키 161cm의 단신인데도 체격 조건이 우세한 다른 팀 선수들 사이를 휘저으며 펑펑 골을 터뜨리는 지소연에게 아무래도 시선이 더 쏠릴 수밖에 없다. 지소연은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해트트릭(3골)도 기록했다. 독일전에서 수비수 2명을 순식간에 제치고 오른발로 침착하게 성공시킨 골은 이 경기 최고의 골로 화제를 모았다.

북한 축구대표팀 공격수 정대세(보훔)도 이 경기를 본 뒤 지소연을 “세계적 수준의 선수”라고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그는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직접 찾았고 30일 자신의 블로그(ameblo.jp/jongtaese9)에 올린 ‘져버렸습니다(ToT)/∼∼∼’로 시작하는 글에서 “하지만 북한 대표팀 경기 때와 마찬가지로 한국 선수들의 노력하는 모습이 자랑스러웠다. 10번(등번호) 선수가 한 골을 넣어 기분 좋게 돌아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10번 선수는 특별했다. 여자 선수로 완전히 월드 클래스다. 지금부터 주목해서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은 3, 4위전에서 FIFA 주관대회 한국 팀의 사상 첫 3위에 도전한다. 최인철 감독은 “아직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역사를 쓸 기회가 남아 있다. 한국 축구 역사상 3위에 오른 팀은 없다.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