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새로 등재된 하회마을과 양동마을은 국내 전통마을 가운데 대표적인 곳이다. 경북 안동에 있는 하회마을은 600년 이상, 경북 경주에 위치한 양동마을은 500년 이상 같은 문중 사람들이 살아온 양반 마을이다. 숱한 전란(戰亂)을 겪으면서도 두 마을이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서울에서 600년 고도(古都)의 모습을 찾기 어렵다. 한적한 농촌에도 아파트 등 현대식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한국의 문화와 자연유산이 세계유산에 등재된 것은 이번이 10번째가 되지만 전통마을은 처음이다. 주민이 전통가옥뿐 아니라 유교 전통 등 무형의 문화를 잘 보존한 것이 두 마을의 가치를 더 높였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면 관광객 방문이 급증한다. 조선왕릉이 지난해 6월 말 세계유산에 등재된 뒤 외국 방문객은 8배로 늘어났다.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조선왕릉의 외국 관광객은 4648명이었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3만7063명으로 증가했다. 두 마을이 국제적인 명소로 인기를 모으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찾아왔을 때 원형 훼손이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세계유산 등재는 자부심과 함께 책임이 따른다.
홍찬식 수석논설위원 chansi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