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인박물관 ‘아시아 보물…’전사비나미술관 ‘레오나르도…’전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관찰하기’전에 나온 김미형 씨의 죽은 매미의 날개를 이용한 드로잉. 사진 제공 사비나미술관
서울 종로구 견지동 목인박물관에 들어서면 여기저기 이런 쪽지가 붙어 있다. 일반 박물관이라면 어림없는 말이지만 이곳에서 마련한 ‘아시아의 보물, 아시아의 목인’전은 친절하게 오감(五感) 체험을 권한다. 직접 의자에 앉아보고, 징을 치고, 종을 흔들고, 유물의 사진도 찍어보라고. 그래서 아이와 함께 관람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인도 네팔 티베트 미얀마 라오스 부탄 등의 전통 미의식과 소박한 생활 풍습, 복식 문화를 소개하는 자료를 아기자기하게 선보였다. 1층에서는 네팔 고산족이 사용하는 버터 만드는 도구, 인도 신화의 바다괴물이 조각된 악기, 높낮이가 제각각인 나무의자 등을 만날 수 있고 2층에서는 한국의 목조각을 감상할 수 있다. 거창한 문화재가 아니라 소박한 일상 유물을 통해 우리가 잘 몰랐던 아시아를 새롭게 발견할 기회다.
‘아시아의 보물, 아시아의 목인’전에선 유물을 만지거나 체험하면서 아시아 각국의 문화를 접할 수 있다. 사진 제공 목인박물관
제목처럼 전시는 관객에게 관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얼핏 평범한 작품 같은데 작품 속에 또 다른 그림이 숨겨져 있거나, 자연의 변화에서 발견된 우연한 이미지와 색다른 소재를 활용한 작업들이다. 상추가 시들어가는 과정을 단계별로 그린 드로잉(박재웅), 벌레 먹은 잎과 죽은 잠자리 날개 등을 소재로 이야기를 만든 작품(김미형), 시장에 수북하게 쌓인 고춧가루 더미에서 붉은 사막을 연상한 사진(방명주), 음료와 초콜릿 등 액체를 혼합해 촬영한 뒤 도시의 풍경과 합성한 영상(최헌), 머리카락을 사용해 크리스털처럼 반짝이는 이미지를 연출한 작품(함연주) 등. 다들 자연과 사물을 꼼꼼히 관찰하는 습관에서 시작된 작업들이다.
전시장에 스마트폰으로 인식되는 QR코드를 부착해 작품 감상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29일까지. 2000∼3000원. 02-736-4371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