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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中유학생에 졸업장 판 교수님들

입력 | 2010-08-03 03:00:00

불법 취업 알선… 출석부 허위 작성까지




전북지역 A대 교수 B 씨(45)는 2006년 학생 수가 줄어 폐과 위기에 몰리자 고민에 빠졌다. 그는 중국에서 학생들을 모집해보겠다며 학교에 출장신청을 했다. 그해 9월 중국 산둥(山東) 성을 방문한 B 씨는 현지 기술학교를 통해 유학생 20여 명을 모집했다.

이들은 A대에 2년간 학비와 1년간 기숙사비 등을 일시불로 지불하고 한국으로 건너왔다. 유학생들은 애초부터 공부에는 관심이 없었다. 한두 달 수업을 받고는 공장이나 식당에 취업해 돈을 벌었다. B 씨는 학교에 나오지 않은 이들이 정상수업을 받은 것처럼 출석부를 허위로 꾸몄다.

학생이 없어 애를 태우던 동료 교수 C 씨(48)도 이런 방법으로 학생을 모집했다. C 씨는 중국에서 온 학생들의 불법 취업까지 알선했다.

이 대학 교수들이 2007년부터 2년간 모집한 중국인 유학생은 120여 명. 경찰 조사 결과 이들 가운데 85명은 출석은 물론 시험도 보지 않고 졸업장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교수들은 학교 재정을 확보하고 학과 폐지를 막기 위해 중국인 유학생 모집에 매달렸고 유학생들은 돈도 벌고 졸업장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돈을 냈다”고 말했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2일 중국인 유학생의 출석부를 허위 작성한 혐의(업무방해, 외국인근로자고용법 위반)로 B 씨 등 A대 교수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군산=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