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석 “오늘만 두번 맞네”두산 최준석(10번)이 4일 잠실 롯데전 4회 무사 3루서 우중월2점홈런을 때려낸 뒤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고 있다. 1회 결승3점홈런에 이은 두 번째 홈런포.
4일 잠실 롯데전을 앞둔 두산 선수단 분위기는 무거웠다. 직전 5경기에서 고작 1승만 거뒀고, 무엇보다 하루 전 1점만 뽑는 등 타선이 전반적인 침체에 빠진 탓이었다. 김경문 감독이 이례적으로 선수단 미팅을 소집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더욱이 맏형이자 팀의 중심인 4번 김동주가 허벅지 통증으로 게임에 나설 수 없는 상황.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하지만 어려운 순간, ‘임시 4번’을 맡은 최준석(27)의 남다른 책임감이 빛을 발휘했다. 생애 두 번째 한 게임 6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곤경에 빠졌던 ‘김경문 호’를 구했다.
최준석은 1회 1사 2·3루에서 상대 선발 하준호의 가운데 높은 직구를 밀어쳐 우중간 펜스를 훌쩍 넘기는 비거리 125m 3점 결승선제포로 연결했다. 볼로 판정될 수 있는 높은 공이었지만,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공격적 타격으로 이어졌다.
4타수 3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시즌 15·16호 홈런을 잇달아 폭발한 최준석의 한 게임 6타점은 지난해 6월 13일 대구 삼성전 이후 두 번째 기록. 2001년 입단한 뒤 지난해 처음 3할 타율(0.302)을 기록하며 17홈런을 뽑았던 그는 4일까지 타율 0.316에 16홈런을 마크, 현재 페이스라면 커리어 하이를 찍었던 지난해 기록을 또다시 깰 기세다.
직전 5경기에서 타율 0.188에 그쳤던 그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 경기 전 의식적으로 밀어치며 배팅 훈련에 열중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동주형이 빠져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20홈런은 꼭 한번 쳐보고 싶다”고 밝힌 그는 “어제 게임이 끝난 뒤 친구인 (이)대호가 타석에서 좀 편안하게 치라고 조언을 해준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잠실|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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