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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엑스포 손님에 아시아 참맛 보여줄래요”

입력 | 2010-08-05 03:00:00

亞출신 이주여성 10명 다문화식당 ‘리틀아시아’ 열어




4일 다문화식당인 전남 여수시 신기동 ‘리틀 아시아’에서 이주여성들이 각국을 대표하는 음식을 만들어 설명하고 있다. 일본 출신 사카모토 유미코 씨(왼쪽)는 돈가스 덮밥을, 베트남 출신 뚜엔 씨(가운데)는 월남쌈을, 중국 출신 유춘매 씨는 해물부추잡채꽃빵을 요리했다. 여수=이형주 기자

“이주여성들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눈길을 끄는 게 아니라 맛으로 승부하고 싶어요.”

4일 전남 여수시 신기동의 한 영화관 뒤 골목길 끝자락. ‘리틀 아시아’라는 짙은 파란색 나무간판이 붙어 있는 식당이 있다. 식당 내부는 30여 m²(약 10평) 규모로 작지만 아담했다. 식탁 2개 이외에 손님 서너 명이 앉을 수 있는 간이테이블이 전부다. 찜통더위에도 에어컨이 없어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었다.

리틀 아시아는 일본,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출신 이주여성 10명이 모여 올해 6월 25일 문을 연 다문화식당이다. 사회 진출을 꿈꾸는 이주여성들의 꿈이 담긴 소중한 공간이기도 하다. 이들은 다문화식당을 만들기 위해 2008년부터 요리전문가 2명을 초빙해 강의를 받았다. 농어촌 지역이라는 여건 탓에 그동안 45시간밖에 강의를 받지 못해 전문가 조언에 목말라 있었다.

2년이 넘는 준비로 사단법인 ‘가정을 건강하게 하는 시민의 모임’ 여수지부에서 가게 보증금 300만 원을 지원받았다. 또 식당 냉장고와 나무간판은 현대건설 직원들의 후원을 받았다. 여성가족부는 이주여성들의 인건비를, 여수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상담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식탁이나 의자 그리고 내부 장식은 이주여성들과 남편들이 직접 만든 것이다.

중국 출신 이주여성 유춘매 씨(30)는 “식당은 소박하지만 우리의 꿈이 자라는 곳”이라고 말했다. 유 씨 등은 도시 근로자들에게 시집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형편이다. 한국 생활 3∼11년차 주부인 이들은 각자의 모국 음식을 만드는 까닭에 아직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2개월 동안 식당 메뉴를 정하지 못해 손님들을 대상으로 매일 음식 맛을 평가받고 있다. 주방에서 월남쌈을 만들던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 뚜엔 씨(26)는 “한국과 베트남이 쓰는 양념이 달라 간을 맞추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라며 난색을 표했다.

뚜엔 씨 등은 출신 국가별로 3명씩 한 조를 이뤄 1주일에 두 번 식당에서 일한다. 각국의 대표음식 9개가 유력한 메뉴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손님들은 지인이나 후원자, 가족들이 많다. 손님이 한 명도 없어 힘이 빠진 날도 있지만 별미집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는 다부졌다. 사카모토 유미코 씨(46)는 “이달부터 일본 돈가스 덮밥, 중국 해물부추잡채 꽃빵, 베트남 쌀국수 등 각국 대표음식 9개를 메뉴로 선택해 홍보에 나설 계획”이라며 “2012년 여수 엑스포를 보러온 관람객들에게 아시아 음식의 참맛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라고 말했다.

여수=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