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20 女월드컵 최인철 감독“월드컵 기간 체중 6kg 빠져 여자축구 아직은 갈 길 멀어”
사상 첫 세계 3위, 그녀들 영웅 되어 돌아왔다 한 달 전 무관심 속에 독일로 떠났던 여자 축구대표팀이 온 국민의 관심 속에 금의환향했다.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남녀를 통틀어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역대 최고 성적인 3위의 쾌거를 이룬 선수단이 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환영 나온 400여 명의 팬과 가족들의 박수갈채에 손을 흔들며 화답하고 있다. 인천=김재명 기자
인천=김재명 기자
○ 냉정한 승부사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한국을 3위로 이끈 최인철 감독(38·사진) 얘기다. 4일 선수들과 함께 금의환향한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유명세를 탔다. 그 덕분에 별명도 많이 얻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게 ‘냉정한 승부사’란 별명. 그라운드 안에서 웬만해선 웃음을 보이지 않는 데다 선수들에게 호통 치는 모습이 호랑이처럼 무섭다고 해서 붙여졌다. 이에 대해 그는 “경기장에서 감독은 선수들의 정신적인 지주”라며 “구심점이 돼야 할 감독이 감정에 쉽게 흔들리면 선수들도 흔들린다”고 설명했다. 또 “원래 좀 침착한 편이다. 멋있게 보이려고 일부러 무게 잡고 있는 건 아니다”라며 웃었다.
그가 사령탑으로 성공 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배경은 꾸준한 공부 덕분. 그의 노트엔 언제나 깨알 같은 글씨가 빈자리를 채운다. 여자 축구에 복잡한 비디오 경기 분석 프로그램을 도입해 처음 실전에 활용한 사람도 그다. 최 감독은 “잘 때도 전략이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 따뜻한 아버지
경기장 밖에서 선수들은 최 감독을 아버지라 부른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오빠가 아니라 아쉽다”고 웃으면서 “선수들에게 인간적으로 다가서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이번 월드컵 기간에 체중이 6kg 빠졌다. 그는 “6kg 빠진 만큼 한국 여자 축구에 대한 관심이 이만큼 늘어난다면 30kg 빠져도 상관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공항에 나온 환영 인파를 보니 행복하지만 또 진작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더 빨리 좋은 성적을 냈을 거란 생각도 든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번 대회에서 최고 활약을 펼친 지소연에 대해선 “신체 조건을 제외하곤 득점왕을 차지한 독일의 포프보다 모든 면에서 소연이가 낫다. 한국 축구사에 한 획을 그을 선수”라고 강조했다.
박수유 인턴기자 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