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4.3% 상품 내놔… 금리 역전현상 뚜렷
주요 저축銀 4.2%대… 지방 일부분 예금이탈 조짐

○ 시중은행 예금금리 저축은행 앞질러
5일 상호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자산규모가 10위권인 대형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예금금리는 연 4.0∼4.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기준으로 최대 규모인 솔로몬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4.0%로 가장 낮았으며 토마토 한국 현대스위스 등 서울과 경기 지역 대부분의 저축은행은 연 4.2%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저축은행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 이후 정기예금 금리를 올린 곳은 HK저축은행이 유일하다.
기업은행의 서민섬김통장은 기본금리 3.7%에 3000만 원 이상을 예금할 경우 0.6%포인트의 금리를 추가로 얹어준다. 최대 연 4.3%로 웬만한 저축은행 정기예금보다 높은 금리다. 이 은행에서 이달 말까지 판매하는 특판예금상품의 경우 최고 4.6%까지 금리를 주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2일 정기예금과 적금 금리를 최고 0.3%포인트 올렸다. 각종 우대금리를 적용하면 최고 4%대 초반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키위정기예금’ 역시 우대금리를 적용하면 4%에 육박하는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부산 전북 제주은행 등 지방은행 역시 대형 저축은행보다 높거나 비슷한 연 4.0∼4.1%로 정기예금 금리를 올렸다.
○ 저축은행 예금 이탈 가속화 우려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시중은행에 비해 1∼2%포인트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안정성 면에서 규모가 큰 시중은행들에 밀리는 저축은행들은 예금을 유치하기 위해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줘야 한다. 실제 올 4월까지도 저축은행과 시중은행 간 예금금리 차는 1.2%포인트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 차이는 5월 0.67%포인트, 6월 0.52%포인트로 갈수록 줄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이다.
문제는 저축은행과 시중은행 간 금리 차가 좁아지면서 저축은행의 예금 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저축은행 수신은 올 4월 77조 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5월 76조8000억 원, 6월 76조4000억 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공격적인 예금금리 인상으로 지방 중소형 저축은행들의 경우 예금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일부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예금 이탈을 막기 위해 역마진을 감수하고 금리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중은행과의 금리 차가 계속 줄어들면 저축은행들도 결국 손해를 감수하고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