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신문 “방중 직후 美엔 ‘악화’-한국엔 ‘양호’ 설명”
중국이 올해 5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이후 ‘김 위원장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판단을 미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도쿄신문이 12일 한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이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는 김 위원장의 건강이 양호하다고 설명해놓고 미국 측에는 정반대의 얘기를 했다는 것. 한국은 미국을 통해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에 관한 중국의 판단을 전해 들었다고 한다. 중국 정부가 다른 나라에 김 위원장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정보를 건넨 것은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올해 5월 3∼7일 중국을 방문했다. 2008년 여름 건강악화가 표면화된 이후 첫 외국 방문이었다.
중국이 미국에 김 위원장의 건강 불안에 대해 얘기한 것은 6월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방중 직후인 5월 중순 중국을 방문해 정부 관계자를 만났던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중국 측으로부터 김 위원장의 건강이 양호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한 바 있다. 중국이 왜 한국과 미국에 다른 말을 했는지, 미국에 대해 5월과 6월에 왜 다른 말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원세운 국가정보원장은 6월 24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해 “뇌중풍(뇌졸중) 후유증이 여전해 왼쪽 다리를 절고 왼팔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다”며 “음주 흡연을 다시 시작해 무리할 경우엔 건강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