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세=흡수’ 오해 우려
이번 8·15 광복절 경축사 작성 과정에선 북한 문제를 놓고 상당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한이 부담할 ‘통일세’ 신설 논의가 자칫 ‘흡수 통일’의 다른 표현으로 여겨질 것을 우려해 ‘통일’이란 표현은 세 차례로 국한하는 한편 ‘평화 통일’이란 구절을 두 차례 썼다. 이명박 대통령은 특히 독회 과정에서 참모들에게 “말을 앞세우는 정치인이 아니라 기업에서 일해 본 사람이 한국의 대통령으로 있는 시점이 북한으로선 기회”라는 말을 자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개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강조한 내용은 경축사 작업 초기에 분량이 넘쳐 제외됐다가 작가 이문열 씨의 영향을 받아 되살아났다. 이 대통령은 이 씨를 8월 초 여름휴가지에서 만나 경축사에 대해 논의했다. 청와대는 사후 조사를 통해 “진보작가 황석영 씨의 최신 작품이나 진보진영 내부에서도 이런 개념에 천착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보고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7월 이후 부쩍 자주 해 온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가진 자의 의무(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충분히 의미가 전달된 만큼 분량을 덜 할애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