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아저씨’ ‘악마를 보았다’ 잔혹묘사 논란 속 인기
개봉 눈앞 ‘김복남…’ ‘죽이고…’도 청소년 불가
두 차례 제한상영가 관람등급 판정 논란 끝에 12일 개봉한 ‘악마를 보았다’에 이어 일부 잔혹한 묘사를 담은 한국영화가 잇따라 관객과 만나고 있다.
이 영화들을 두고 극중 이야기를 풀어가는 데 불가피한 묘사라는 의견과 지나친 잔혹함으로 관객의 거부감을 불러올 수 있다는 반론이 등장하며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은 ‘악마를 보았다’와 함께 4일 개봉한 ‘아저씨’가 각각 박스오피스 1, 2위를 차지하면서 더욱 가열되고 있다. ‘아저씨’는 15일 현재까지 전국 236만여명, ‘악마를 보았다’는 64만여명의 관객을 각각 불러모았다.
두 차례 관람등급 판정 논란이 말해주듯, ‘악마를 보았다’는 “한국 상업영화 사상 가장 잔혹한 작품”이라는 시선과 “장르영화에 충실한 묘사”라는 의견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연쇄살인마에게 약혼녀를 빼앗긴 국가정보원 요원이 복수에 나서지만 이를 묘사하는 데 있어 한국영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상당히 잔혹한 표현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26일 개봉하는 천호진, 유해진 주연의 ‘죽이고 싶은’, 9월2일 개봉하는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상영작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과 ‘노르웨이의 숲’ 등도 표현 수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이들 영화는 모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성인 관객 대상의 작품. 하지만 등급을 감안해도 논란이 계속되는 것은 그 만큼 묘사 자체의 강렬함에 있다고 많은 영화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다만, 그 장르적 특성과 개별 영화의 스토리 전개방식, 캐릭터에 관한 표현 등에 비춰 평가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아저씨’의 경우, 주연배우 원빈의 액션 연기와 변신이 흥행에 힘을 보탰고, ‘악마를 보았다’ 역시 최민식과 이병헌 등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와 새로울 것 없는 소재를 또 다른 시선으로 그려낸 신선함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사진제공|필마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