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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일의 ‘내사랑 스포츠’]'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스포츠의 별들

입력 | 2010-08-17 11:52:39


'축구 황제' 펠레와 마라도나, 메이저리그 '홈런왕' 행크 애런…. 이런 왕년의 스타플레이어들까지 다 거론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미국프로골프(PGA)에서 활약 중인 양용은(38), 프로야구 연속 홈런 세계신기록을 달성한 이대호(28·롯데), 남아공 월드컵에서 화제의 초점이었던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23·바르셀로나), 여자축구 샛별 지소연(19·한양여대).

최근 몇 달 사이 스포츠팬의 입에 많이 오르내린 이들 스포츠 스타들에게는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지독하게도 불우한 환경을 딛고 일어선 스타라는 점이다.

 지난 14일 9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 프로야구 연속 홈런 세계 신기록을 세운 이대호. 그의 엄청난 홈런포와 함께 어려운 가정환경을 이겨낸 인간 승리 스토리가 요즘 화제가 되고 있다.

그의 고난은 세살 때 시작됐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의 재가로 어린 이대호와 형은 부산 수영 팔도시장에서 채소와 된장 장사를 하는 할머니 밑에서 자라야 했다. 배고픔과 사무치게 그리운 혈육의 정을 가슴에 담은 채 야구공을 잡았던 그는 보통 사람으로는 감내하기 어려운 시련을 이겨내고 홈런왕으로 우뚝 섰다.

 

  지난해 PGA챔피언십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에 역전승을 거두며 아시아 남자 골프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대회 우승을 이룩한 양용은. 무적으로 여겨졌던 우즈를 꺾는 바람에 항상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그도 골프연습장 볼보이, 나이트클럽 웨이터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볼 보이를 하며 사무실 구석에서 남은 찬밥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손님들이 다 간 뒤 손이 부르틀 때까지 볼을 때리며 골프선수의 꿈을 키웠던 일화는 늘 감동을 준다.

현역 최고의 축구선수로 꼽히며 남아공 월드컵 때 화제를 모았던 메시는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의 빈민가 출신. 아버지 호르헤 메시는 공장 노동자였고, 어머니 셀리아는 파트타임 청소부.

2명의 형과 여동생까지 있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1세 때는 성장 호르몬 장애를 선고받았다. 한달에 900달러가 넘는 장애 치료를 받을 길이 없었던 메시는 도움을 손길을 뻗친 스페인 바르셀로나 구단에 입단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스페인으로 이주를 해야 했다.

  2010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8골을 넣으며 한국을 세계 3위로 이끈 지소연. 뛰어난 활약으로 '여자 메시'라는 별명까지 얻은 그 역시 암 투병 중인 홀어머니 슬하에서 극심한 가난 속에 축구공을 찼다.

불우한 환경을 딛고 일어선 스포츠 스타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눈물보다는 웃음이 많다는 것이다. 그라운드에서 그들은 누구보다 밝은 표정으로 신나게 플레이를 한다. 혹독한 시련을 이겨낸 자들만이 지을 수 있는 미소와 함께….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자가 진정한 스타'라는 말을 실감나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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