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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승무원 출신 축구봉사단 ‘The Sky W FC’ 내일 창단

입력 | 2010-08-18 03:00:00

하늘에서 내려와 축구장을 누비다



“우리 어때요?” 항공사 승무원 출신 중년 여성들로 구성된 ‘The Sky W FC’ 여자 축구단원들이 17일 서울 청계천을 찾아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조순희 배경애 이기옥 씨, 서정원 올림픽축구대표팀 코치, 박나현 이지미 씨.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늘씬한 몸매의 아줌마들이 녹색 그라운드를 누빈다. 세계 정상에 남자보다 훨씬 가깝다는 한국 여자 축구의 발전을 위해 항공사 승무원 출신 중년 여성들이 도원결의를 했다. ‘The Sky W FC’란 승무원 출신 여자 축구단을 창단한다. 하늘(Sky)을 나는 여자들(Women)이란 뜻이다.

“최근 끝난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을 보고 감명 받았어요. 세계 3위라니…. 조금만 더 하면 세계도 제패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어요. 그런데 불우한 선수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어려운 형편의 축구 꿈나무들을 도와주는 모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 가정주부-전문직 커리어우먼 15명

단장을 맡은 박나현 씨(47)는 “The Sky W FC는 축구 봉사 팀이다”고 강조했다. 박 씨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운동하는 여자 선수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유망주를 발굴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15명으로 구성된 팀원들은 가정주부도 있지만 교육, 개인 사업, 금융업계 매니저 등을 하는 전문직 커리어 우먼이 대부분이다. 회비를 걷고 전직 승무원이라는 브랜드를 내세워 스폰서도 끌어들일 계획이다. 팀 로고도 전 세계 2000여 마리밖에 없는 천연기념물 저어새로 만들었다. 환경보호 등 다른 봉사활동에도 앞장서겠다는 뜻이다.

장학사업이 주 목적이지만 월 2회 축구를 하며 건강도 다진다. 대부분 축구는 처음이다. 하지만 자신 있다. 총무를 맡은 조순희 씨(46)는 “승무원 하려면 체력이 좋아야 해요. 우리는 모두 강철 체력을 지녔어요”라고 말했다.

○ 여자축구 위한 일… 얼굴 좀 타면 어때요

멋진 중년 여성들의 상큼한 도발에 이회택 대한축구협회 부회장(64)이 감독으로 나섰다. 이 부회장은 “좋은 일 한다는데 도움을 줘야 하지 않겠나. 이렇게 관심이 쏟아질 때 여자 축구가 좀 더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림픽축구대표팀 서정원 코치(41)는 코치를 자청했다. 서 코치는 “솔직히 이런 팀들이 많아야 여자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한국 여자는 강해 남자보다 더 빨리 세계를 제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려운 환경서 축구하는 女유망주 발굴-장학금 지원 月2회 경기로 건강도 다져”

미모의 중년 여성들이다 보니 땡볕에서 축구 하면 얼굴을 그을리는 것을 꺼릴 수 있다.

“건강도 챙기고 한국 여자 축구를 위하는 일인데 얼굴 좀 타면 어때요. 얼굴이 검게 되면 오히려 건강미인으로 불리지 않을까요. 호호호∼.”

The Sky W FC는 19일 오후 1시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공식 창단식을 한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동영상=여자 축구 열기 “아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