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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카페]팬 발길 불러모은 ‘탁구 마케팅’

입력 | 2010-08-18 03:00:00


1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끝난 한국마사회컵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은 이번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국내에선 거의 알려지지 않은 싱가포르의 펑톈위안(세계 2위)과 스페인의 션얀페이(56위)가 맞붙었지만 경기장을 메운 3000여 명의 관중은 자리를 거의 뜨지 않았고 한국 선수의 경기와 마찬가지로 경기 내내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경기 뒤 우승 선수에게 사인을 받으려고 어린이들이 몰린 것도 인상적이었다. 4-3으로 이겨 우승한 션얀페이는 “관중의 매너와 경기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또 참가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였다.

코리아오픈은 국제탁구연맹(ITTF)이 인정하는 시즌 투어 대회로 2001년부터 개최돼 올해로 10회째. 초대 대회는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지만 이후 평창, 춘천, 대전, 전주 등 지방에서 대부분 열렸다. 그러나 어디서 열리든 체육관은 썰렁했다. 관중 1000명 모으기도 쉽지 않았다. 코리아오픈뿐만 아니라 다른 전국 규모의 탁구 대회들이 다 그랬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예선 때부터 매일 3000명 안팎의 관중이 몰렸고 각 종목 결승이 열린 15일에는 4800명이 입장했다. 실내에서 치르는 프로 스포츠 못지않은 인기였다.

사실 이번 대회엔 국내 비인기 종목 관계자들이 생각하는 스포츠 이벤트의 흥행 요소 가운데 두 가지가 빠졌다. 세계랭킹 상위권을 독차지하고 있는 중국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은 게 하나고 수도권이긴 하지만 서울에서 열리지 않은 게 두 번째다.

하지만 예전보다 3, 4개월 앞서 시작한 대회 준비, 관중의 경기 몰입도를 고려한 대회 장소 선정(이번 대회가 열린 경기장은 프로농구 경기장이다), 인천시탁구협회와 손잡고 지역 탁구 동호인들을 대상으로 펼친 적극적인 홍보활동 등 철저한 준비가 성공으로 이어졌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