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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턴 우드로윌슨센터 소장 은퇴

입력 | 2010-08-19 03:00:00

초당적 美외교정책 기여… ‘워싱턴의 현인’ 불려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가로 ‘워싱턴의 현인(wise man)’으로 불린 우드로윌슨국제문제센터의 리 해밀턴 소장 겸 대표(79·사진)가 은퇴한다. 해밀턴 소장은 올가을 후임자가 정해지는 대로 고향인 인디애나 주 블루밍턴으로 돌아가 인디애나대의 의회 연구소장으로 재직하며 후학을 지도할 예정이다.

1964년 연방 하원의원으로 처음 선출된 이후 17선을 기록하며 린든 존슨 대통령으로부터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무려 9명의 미국 대통령과 함께 일한 그는 미국 정치가 덜 당파적이던 시절 초당적으로 미국 외교정책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던 워싱턴 최후의 현인들 중 한 사람으로 통한다. 하원 외교위원장, 정보위원장, 합동경제위원장을 지낸 그는 1987년에는 이란-콘트라 사건 조사위원장을 맡았고 1999년 정계은퇴 뒤에도 9·11테러를 조사하기 위한 초당적 위원회의 부위원장과 이라크 연구그룹(ISG)의 공동의장을 맡았다.

일 벌레, 직설적인 화법, 큰 문제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으로 명성이 높았던 그에게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로스앨러모스 핵연구소의 안전 조사위원회, 핵폐기물 처분 조사위원회 등을 이끌도록 위임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미국이 해외 문제에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국제주의자이지만 17일 일간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전쟁을 거치면서 미국의 해외 개입에 대해 훨씬 더 보수적인 시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2006년 이라크 연구그룹의 공동위원장으로 당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군사력 위주의 이라크 정책을 변경하도록 권유하는 보고서를 냈지만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 존 볼턴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거부했다고 회고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