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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 필요해”…결혼반지 슬쩍 ‘철없는’ 남편

입력 | 2010-08-20 09:22:18


용돈이 필요해 아내 결혼반지까지 훔치는 엽기적인 선택을 한 50대 '철없는' 남편이 경찰에 붙잡혔다.

20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4시 경 회사에서 일찍 퇴근해 집에 돌아온 김모(53) 씨는 서구 모 아파트 자신의 집에서 아내(51)가 없는 틈을 이용해 장롱에 보관 중이던 결혼반지와 순금목걸이를 꺼냈다.

김 씨는 이후 방에 옷가지 등을 어질러 놓고 마치 절도범이 침입한 것처럼 일을 꾸몄다. 김 씨는 곧바로 인근 금은방을 찾아가 목걸이는 200만원에 팔고 반지(420만원 상당)는 다음에 팔기 위해 보관했다.

집에 돌아와 잔뜩 어질러져 있는 방을 보고 크게 놀란 아내는 결혼예물까지 없어진 사실을 확인하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아파트 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대에 남편 김 씨가 집에 드나든 사실을 확인하고 김 씨를 용의자로 특정했으며, 인근 금은방을 탐문해 김 씨가 목걸이를 판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에 붙잡힌 김 씨는 "매달 아내에게 받는 용돈 50만원으로는 생활이 힘들어 반지를 훔쳤다"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생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지만 용돈으로는 불가능해 결혼반지까지 훔쳤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김 씨는 그러면서 "아내에게는 내가 반지를 훔쳤다는 사실을 말하지 말아달라"며 고개를 떨궜다. 경찰은 절도 혐의로 김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부부 사이지만 물건을 훔치려는 의도가 분명히 있었기 때문에 절도죄는 인정이 된다. 하지만 가족간 재산에 관련된 범죄에 대해 특례로 적용하는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가 적용돼 처벌은 힘들다"고 밝혔다.

인터넷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