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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투데이]펀드매니저 신상정보 공개, 신뢰회복 기회로

입력 | 2010-08-21 03:00:00


9일부터 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에 펀드매니저의 정보를 공개하는 ‘펀드매니저 공시 서비스’가 시작됐다. 과거 국내 펀드매니저들의 잦은 이동이 펀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는 요인 중 하나였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펀드 투자자들로부터의 신뢰 회복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펀드 수는 9500여 개로 세계에서 가장 많지만 펀드매니저는 상대적으로 적어 1인당 운용 펀드가 9.5개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말이 9.5개지, 실제로 펀드매니저들이 9, 10개나 되는 펀드를 잘 관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관리하는 펀드가 많을 뿐 아니라 운용사를 옮기는 펀드매니저들이 많아 실제로 관리되는 펀드가 얼마나 되는지 의문이다. 우리나라 펀드매니저의 연평균 총 이직률은 약 20%로 여타 업종에 비해 굉장히 높은 수준이다.

펀드라고 하는 것은 내가 투자한 돈을 증권시장에서 정보의 차별성을 가지고 있고, 시장에 대한 대응 능력이 더 뛰어난 사람이 관리한다는 차원에서 보수를 주고서 운용을 맡기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펀드를 관리해 주는 펀드매니저들의 잦은 이직이 늘 문제가 되었다. 또한 펀드매니저의 이동이 잦으면 펀드 운용에서 기존의 포트폴리오에 변화가 생길 수 있어 원치 않은 비용 증가 및 투자성과 훼손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펀드매니저 공시 서비스의 내용을 보면 내가 가입한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의 운용 펀드 수와 규모, 총 경력, 과거 운용수익률 등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펀드매니저 공개를 두고 개인의 신상정보가 과도하게 공개된다는 우려가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투자 자금을 관리해 주는 전문가의 운용 능력을 객관적으로 검증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주식시장은 늘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카멜레온처럼 변하는 증시 환경에서 나의 소중한 자산을 믿고 맡겨도 될 만한 펀드매니저를 선택하기 위해 펀드 투자자들도 이렇게 공개된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를 진행한다고 해서 수동적으로만 대응할 것이 아니라 내가 가입한 펀드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 과거에 어떤 수익률을 올렸는지, 잦은 이직이 있었는지 등만 잘 관찰하더라도 좋은 펀드를 선택하는 데 충분한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배성진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