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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용돈 부족해”… 아내 결혼예물 슬쩍

입력 | 2010-08-21 03:00:00

가족간 재산범죄 처벌 힘들 듯




지난달 28일 오후 4시경 일찍 퇴근해 집에 돌아온 직장인 주부 김모 씨(51)는 장롱 문이 열려진 채 옷가지가 어질러진 방안을 보고 질겁했다. 장롱 안을 살펴보니 순금 목걸이와 반지 등 결혼예물이 감쪽같이 없어져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에 착수한 광주서부경찰서는 아파트 내 폐쇄회로(CC)TV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범행이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에 피해자 집을 드나든 사람은 김 씨의 남편 김모 씨(53). 경찰은 곧장 인근 금은방을 탐문해 김 씨가 목걸이를 내다판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에 붙잡힌 김 씨는 “매달 받는 용돈 50만 원으로는 바깥 생활을 꾸려가기 어려워 패물을 훔쳤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동생을 돕고 싶었지만 용돈만으로는 엄두가 나지 않아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김 씨는 범행 직후 인근 금은방을 찾아가 목걸이는 200만 원에 팔고, 반지(420만 원 상당)는 다음에 팔기 위해 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김 씨를 절도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물건을 훔치려는 의도가 분명히 있었기 때문에 부부 사이라도 법적 책임은 피할 수 없다”며 “다만 ‘가족 간 재산 범죄에 대해서는 형을 면제하거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특례 조항인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가 적용돼 처벌은 힘들다”고 말했다.

광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