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간 특파원 지낸 FT부국장 “고속성장 끝나면 시련 맞을것”
‘영향력은 막강하나 베일에 싸인 조직.’
최근 ‘당-중국 공산당 통치자의 신비한 세상’이란 제목의 책을 출간한 리처드 맥그리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편집부국장은 홍콩 야저우저우칸(亞洲週刊) 최신호에서 중국 공산당을 이렇게 묘사했다. 맥그리거 부국장은 2000년부터 2008년까지 9년간 파이낸셜타임스의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특파원을 지냈다.
그는 “중국의 국제 위상이 높아지면서 공산당이 갖는 세계적 영향력도 커졌지만 공산당 관련 소식은 너무 적다”고 집필 배경을 밝혔다. 중국 공산당 간부가 정계와 경제계는 물론 군부와 종교계 학계 언론계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책임자를 맡고 있지만 외부인의 눈으로 볼 때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정도만 알 수 있다는 얘기다. 일례로 중국 기업이 해외에서 상장할 때 미국 월가의 투자자들은 ‘해당 기업의 당위원회 서기 역할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하며 머리를 싸매고 있다고 전했다.
맥그리거 부국장은 “중국 공산당이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집권할 수 있었던 것은 경제 때문”이라며 “중국의 고속성장이 끝나면 공산당의 시련도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공산당 혁명원로의 아들인 천위안(陳元) 중국국가개발은행 서기가 말한 “우리는 공산당이고, 우리가 결정하는 모든 게 공산주의”라는 표현으로 공산당을 정의했다.
현재 이 책은 영어와 중국어로 출간됐으나 중국에서는 관련 소식이 삭제되는 등 구하기 어렵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