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영재학교 합격한 강동민 군의 노하우
올해 이 학교의 입학사정관전형은 학생기록물 평가와 영재성 다면평가의 두 단계로 진행됐다.
학생기록물 평가는 △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에세이 △추천서 △영재성 입증자료 등 제출 서류를 평가하는 전형.
올해 입학사정관전형으로 한국과학영재학교 입학의 ‘좁은 문’을 뚫은 경기 고림중 3학년 강동민 군(15)을 통해 합격의 비결을 살펴본다.》
○ 자기소개서 및 에세이 → 학교가 원하는 인재상을 자기소개서와 에세이로
강 군은 자기소개서와 에세이를 쓸 때 ‘과학’과 ‘수학’을 키워드로 삼았다. 과학과 관련된 각종 대회와 실험을 통해 스스로 배운 점, 우주의 근본 원리를 밝히는 천체물리학자자 되겠다는 꿈, 칼 세이건의 저서 ‘코스모스’을 읽고 느낀 점 등을 구체적으로 적었다.
강 군은 에세이를 쓰기 전 한국과학영재학교의 ‘교훈(校訓)’에 먼저 주목했다.
강 군은 창의력과 끈기를 어필하는 사례로 초등학교 5학년 때 수학문제 하나를 두고 3시간동안 고민하며 다양한 풀이법을 시도했던 경험을 생생하게 적었다. 강 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영재교육원에 관심을 두어 5학년 때 경기 용인시 교육청 영재교육원에 지원해 합격했던 경험, 6학년 때부터 중1, 2 때까지 경기도학생과학탐구올림픽에 매년 출전해 각각 금상, 동상, 은상을 수상한 경험 등을 기술하면서 이를 관심분야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증명하는 사례로 활용했다.
○ 영재성 입증자료 → 자신의 잠재력과 성장가능성을
강 군은 영재성 입증자료로 △자서전 △‘소금물의 농도에 따른 비열변화’란 제목의 실험보고서 △‘우주의 팽창과 그에 따른 힘’이란 제목의 천문학 탐구보고서 △독후감 150여 편 △아이디어 탐구노트를 제출했다. 수많은 자료 중 이들 자료를 선택해 제출한 것은 자신의 잠재력과 성장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강 군은 천체물리학자가 되기 위해 기울인 노력과 자신이 꿈꾸는 천체물리학자의 모습을 자서전에 담았다. 노벨상 수상이나 국제과학연구소를 만들겠다는 비전과 함께.
다수의 독후감을 제출한 것도 자신이 다양한 독서를 통해 비단 과학뿐만 아니라 다른 학문분야와도 소통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틈틈이 실험설계를 두고 떠오르는 생각이나 가설을 정리해 놓은 탐구노트를 제출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 그룹토론 → 문제가 묻는 바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주제별 그룹토론을 할 때도 강 군은 “우선 문제가 요구하는 게 무엇인지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며 “성급하게 의견을 말하기보다는 5분 정도 차분히 생각을 정리한 뒤 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고기를 나눠먹는 풍습에서 뇌가 발달한다’고 하는 일부 진화론자들의 주장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두고 토론할 때 강 군은 토론의 주제가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를 정확히 알지 못했다. 강 군은 당황하지 않고 일단 다른 지원자들이 펴는 주장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다보니 당초 주어진 주제의 정확한 의미가 저절로 유추되었다.
자기소개서와 에세이를 작성하면서 스스로 생각을 정리한 것도 면접에서 도움이 됐다. 강 군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감명 깊게 읽었다고 자기소개서에 기입했고 면접에서 ‘책 내용 중 인상 깊었던 장면을 말하라’는 질문을 받았다. 강 군은 ‘코스모스를 거대한 바다라고 생각한다면 지구의 표면은 곧 바닷가에 해당한다’는 책의 구절을 인용하면서 “인간은 거대한 우주 안에서 너무나 작은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우주의 원리를 알기위해 노력한다는 점이 천문학의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정석교 기자 stay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