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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me TOWN]“내가 바로 그 인재!” 확실한 키워드로 자신을 알려라

입력 | 2010-08-23 03:00:00

과학영재학교 합격한 강동민 군의 노하우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가 2011학년도 합격자를 5일 발표했다. 합격자는 147명. 총 2738명이 지원해 19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한국과학영재학교는 지난해 전체 선발인원의 30%를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뽑았으나 올해는 이 전형을 통한 선발인원을 100%로 확대했다.

올해 이 학교의 입학사정관전형은 학생기록물 평가와 영재성 다면평가의 두 단계로 진행됐다.

학생기록물 평가는 △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에세이 △추천서 △영재성 입증자료 등 제출 서류를 평가하는 전형.

2단계 영재성 다면평가는 △수학·과학 종합사고력 평가 △영화감상문 △개별면접 △그룹토론으로 구성됐다.

올해 입학사정관전형으로 한국과학영재학교 입학의 ‘좁은 문’을 뚫은 경기 고림중 3학년 강동민 군(15)을 통해 합격의 비결을 살펴본다.》

○ 자기소개서 및 에세이 → 학교가 원하는 인재상을 자기소개서와 에세이로

강 군은 자기소개서와 에세이를 쓸 때 ‘과학’과 ‘수학’을 키워드로 삼았다. 과학과 관련된 각종 대회와 실험을 통해 스스로 배운 점, 우주의 근본 원리를 밝히는 천체물리학자자 되겠다는 꿈, 칼 세이건의 저서 ‘코스모스’을 읽고 느낀 점 등을 구체적으로 적었다.

강 군은 에세이를 쓰기 전 한국과학영재학교의 ‘교훈(校訓)’에 먼저 주목했다.

“창의, 열정, 봉사가 한국과학영재학교의 교훈이었어요. 교훈을 보면 이 학교가 원하는 인재상을 알 수 있었죠. 자기소개서나 에세이를 쓸 때도 인재상에 부합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솔직하게 썼어요.”

강 군은 창의력과 끈기를 어필하는 사례로 초등학교 5학년 때 수학문제 하나를 두고 3시간동안 고민하며 다양한 풀이법을 시도했던 경험을 생생하게 적었다. 강 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영재교육원에 관심을 두어 5학년 때 경기 용인시 교육청 영재교육원에 지원해 합격했던 경험, 6학년 때부터 중1, 2 때까지 경기도학생과학탐구올림픽에 매년 출전해 각각 금상, 동상, 은상을 수상한 경험 등을 기술하면서 이를 관심분야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증명하는 사례로 활용했다.

○ 영재성 입증자료 → 자신의 잠재력과 성장가능성을

강 군은 영재성 입증자료로 △자서전 △‘소금물의 농도에 따른 비열변화’란 제목의 실험보고서 △‘우주의 팽창과 그에 따른 힘’이란 제목의 천문학 탐구보고서 △독후감 150여 편 △아이디어 탐구노트를 제출했다. 수많은 자료 중 이들 자료를 선택해 제출한 것은 자신의 잠재력과 성장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강 군은 천체물리학자가 되기 위해 기울인 노력과 자신이 꿈꾸는 천체물리학자의 모습을 자서전에 담았다. 노벨상 수상이나 국제과학연구소를 만들겠다는 비전과 함께.

강 군은 “나의 잠재력이 많다고 막연하게 주장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관심분야를 두고 구체적으로 노력해왔다는 실제 사례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주의 팽창과 그에 따른 힘’이라는 탐구보고서는 상을 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재성 입증자료로 제출한 이유에 대해 강 군은 “당시 ‘새로운 생각을 보여줬다’는 칭찬을 심사의원들로부터 받았던 경우라서 천문학이라는 관심분야에 대해 내가 다양한 고민과 생각을 축적해왔다는 사실을 보여줄 수 있는 효과적 자료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수의 독후감을 제출한 것도 자신이 다양한 독서를 통해 비단 과학뿐만 아니라 다른 학문분야와도 소통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틈틈이 실험설계를 두고 떠오르는 생각이나 가설을 정리해 놓은 탐구노트를 제출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 그룹토론 → 문제가 묻는 바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주제별 그룹토론을 할 때도 강 군은 “우선 문제가 요구하는 게 무엇인지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며 “성급하게 의견을 말하기보다는 5분 정도 차분히 생각을 정리한 뒤 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고기를 나눠먹는 풍습에서 뇌가 발달한다’고 하는 일부 진화론자들의 주장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두고 토론할 때 강 군은 토론의 주제가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를 정확히 알지 못했다. 강 군은 당황하지 않고 일단 다른 지원자들이 펴는 주장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다보니 당초 주어진 주제의 정확한 의미가 저절로 유추되었다.

자기소개서와 에세이를 작성하면서 스스로 생각을 정리한 것도 면접에서 도움이 됐다. 강 군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감명 깊게 읽었다고 자기소개서에 기입했고 면접에서 ‘책 내용 중 인상 깊었던 장면을 말하라’는 질문을 받았다. 강 군은 ‘코스모스를 거대한 바다라고 생각한다면 지구의 표면은 곧 바닷가에 해당한다’는 책의 구절을 인용하면서 “인간은 거대한 우주 안에서 너무나 작은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우주의 원리를 알기위해 노력한다는 점이 천문학의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정석교 기자 stay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