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대입수시 전형 알고 준비하자
본격적인 대입 수시 접수 시즌이 다가왔다. 2011학년도 수시모집의 특성을 분석하고 자신의 강점을 고려해 수시 지원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수험생들은 벌써부터 수시 전략을 세우느라 분주하다. 다음달 2일 실시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고사를 전후로 수험생들의 고민은 더욱 커질 것이다. 수시모집을 앞두고 ‘수시 전형이 너무 복잡하다’는 얘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수시 전형은 학생들의 다양한 능력을 평가해 대학이 원하는 인재를 뽑는데 목적이 있다.
수시 전형이 정시 전형보다 복잡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수시 전형은 크게 △일반전형 △학업우수자 전형 △글로벌리더, 어학우수자, 국제화 전형 △전공적성검사 중심 전형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수험생들은 수시 전형을 복잡하게 생각하는 순간 대학 합격의 기회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유념하고 꼼꼼히 지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 일반 전형
수시 전형에서 가장 일반적인 전형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전형은 대학에 따라 일반전형 또는 일반우수자 전형으로 분류된다. 이 전형의 선발인원은 전체 수시 전형 중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대부분의 대학은 이 전형에서 학생부 성적과 논술시험 성적을 평가한다.
상위권 대학은 2011학년도 수시 전형에서 우선선발의 비율을 늘렸기 때문에 수능의 비중은 더욱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수능과 논술에 자신 있는 학생은 수능 우선선발 전형에 지원하는 게 유리하다. 수능 우선선발은 논술 100%전형으로 이뤄지거나 논술의 반영 비율이 높기 때문. 우선선발에 지원하는 수험생의 수는 많지 않은 만큼 합격 가능성은 높다고 볼 수 있다.
일반선발이라도 해도 수능의 영향력이 적다고 볼 순 없다. 과거에 일반선발에서 수능 최저학력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해 불합격한 사례도 있었다. 수험생들은 이 전형과 관련해 “논술 중심 전형인 만큼 학생부 성적이 좋지 않아도 논술만 잘 보면 합격할 수 있느냐”고 자주 묻곤 한다.
서울과 수도권 중상위권 대학의 일반전형 합격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학생부 교과 평균등급은 인문·자연계 모두 2∼3등급으로 나타났다. 이는 교과 평균등급이 4등급 이하이면 아무리 논술시험을 잘 봐도 합격이 어렵다는 뜻이다. 물론 일부 대학이 실시하는 논술 우선선발(논술 100%전형)은 학생부 성적을 반영하지 않으므로 논술이 당락을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전형을 통해 선발하는 학생의 수는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일반전형의 일반선발(학생부+논술)에서 학생부의 영향이 매우 낮을 것이라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
○ 학업우수자 전형
최상위권 대학은 학생부의 교과, 비교과를 중심으로 평가한다. 교과, 비교과의 반영비율은 학교마다 다르다. 최상위권 대학에서는 비교과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교과는 주요과목(인문계: 국어 영어 수학 사회, 자연계: 국어 영어 수학 과학)의 내신 성적을 반영한다. 비교과는 학생부에 기재되어 있는 교내외 수상실적, 자격증 또는 인증 취득, 특별활동, 봉사 활동, 재량활동이나 체험활동, 독서활동 등을 모두 반영한다.
중위권 대학들은 단계별로 전형을 진행한다. 1단계에서 교과 성적 또는 서류전형으로 정원의 일정 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면접 또는 논술을 실시한다. 따라서 내신 성적 또는 비교과 영역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학생들은 이 전형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 전형 중에는 학생부 100%로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도 있다. 이 경우 합격선이 수험생들의 예상보다 높은 편이다. 중상위권 대학의 경우 학생부 성적이 인문계는 1.3∼1.5등급, 자연계는 1.5∼1.8등급이어야 합격 안정권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학생부 100% 전형에 지원한다면 전년도의 합격선을 면밀히 검토한 뒤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 글로벌리더, 어학우수자, 국제화 전형
일반적으로 글로벌리더 전형은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외국어 공인 성적은 당락에 영향력은 지니고 있지만 이것만으로 당락이 최종 결정되지는 않는다. 즉 서류의 종합적인 평가를 통해 선발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최근 입학사정관 전형이 확대되면서 이런 전형 등에서는 외국어공인 성적도 상·중·하로 나누어 선발하는 경우가 있다. 즉 일정 성적 이상자들에게는 동일한 점수를 주어 다른 전체적인 요소를 통해 다양한 학생들을 선발하겠다는 정신을 담고 있는 것이다. 주로 이런 전형은 서류와 논술 또는 면접으로 전형을 실시한다.
하지만 어학특기자 전형은 어학 성적을 기준으로 단계별 전형을 실시하기 때문에 어학 성적이 당락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어학 성적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학생부 성적이나 다른 비교과 영역이 우수한 학생들은 글로벌 전형에 관심을 갖고, 교과 내신이 좋지 않고 다른 비교과 영역이 없는 학생들은 어학우수자 전형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 전형 이외에도 국제화 전형은 면접이 영어면접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부 대학에서는 어학우수자 전형의 명칭을 국제화 전형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지원자들은 실제 전형 방식을 통해 각각의 전형의 특징을 살펴본 후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특히 글로벌리더 전형의 경우 영어 이외에 제2외국어 성적도 함께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 전공적성검사 중심 전형
이 전형은 전공적성검사 100% 또는 학생부와 전공적성검사로 학생을 선발한다. 2011학년도 대입에서는 가천의과학대, 가톨릭대, 강남대, 강원대, 경기대, 경성대, 경원대, 고려대(세종), 광운대, 명지대, 서경대, 세종대, 수원대, 을지대(성남), 한국산업기술대, 한성대, 한양대(안산) 등 17개 대학이 전공적성검사를 실시한다.
이 전형은 전공적성검사 성적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학생부 교과 성적이 5등급대인 학생들도 지원해 볼 만하다. 하지만 가톨릭대, 명지대, 세종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학생부 교과 성적이 크게 작용한다. 때문에 전공적성검사 중심 전형은 학생부 교과 성적의 영향력이 적을 것이라 섣불리 단정해서는 안 된다.
전공적성검사에서는 △언어력 △수리력 △공간지각력 △논리추리력 등을 평가하는 문제가 출제된다. 하지만 각 대학마다 출제하는 유형의 문제는 조금씩 다르다. 경원대, 을지대, 한양대(ERICA)는 외국어영역 문제도 출제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전공적성검사 중심 전형에 관심이 있는 학생은 진단 평가를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을 정하고 더욱 체계적인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전공적성검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주어진 시간 동안 많은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푸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약 30초에 한 문제를 풀 수 있을 정도로 연습을 해야 한다.
○ 입학사정관 전형
최근 많은 대학들이 입학사정관제를 통한 다양한 전형을 도입·확대하고 있다. 입학사정관(admissions officer)은 고교 성적 등 계량화된 지표 이외에 잠재력이나 소질, 학업계획 등 정형화되지 않은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학생을 선발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2010학년도에는 당초 49개 대학이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4376명을 선발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교육 당국이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재정지원을 확대하면서 ‘입학사정관 전형’이 대입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이후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선발되는 인원은 꾸준히 늘어났다.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 47개 대학이 선발하는 인원만 2만695명에 이르렀다.
2011학년도 대입에서는 118개 대학이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3만7628명을 선발한다. 전체 선발인원에서 입학사정관제로 뽑는 인원의 비율이 전년도 6.5%에서 9.9%로 늘어난 것.
입학사정관제를 통한 전형에서는 학생부를 중심으로 학교생활의 충실도를 평가한다. 입학사정관은 지원한 전공에 대해 학생이 얼마나 열정을 갖고 지속적으로 학교생활을 했는지를 주로 본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독특한 활동을 했거나 비교과 영역에서 전문지식을 갖춘 학생에게만 유리한 전형일까? 꼭 그렇진 않다. 자신이 원하는 진로와 연관된 수상 실적, 동아리 활동, 재량 활동, 체험 활동, 독서 활동이 있어야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을 평가하기 위해 대학들은 자기소개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자기소개서에는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헤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소개서는 면접의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이종서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