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감성돔-자라 양식어가“항생제 안써도 제값 못받아 바코드 부착 등 인증 표시를”
“항생제를 쓰지 않고 감성돔을 키우지만 따로 표시할 방법이 없어 제값을 못 받네요.”
전남 여수시 삼산면 어가 두 곳은 조피볼락이나 감성돔 등을 양식하면서 항생제를 쓰지 않는다. 여수시 율촌면 어가 한 곳도 자라를 키우면서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치어부터 출하 때까지 무항생제 원칙을 지키고 있다.
이들은 항생제를 사용하는 양식장에서 100마리를 키울 공간에 65∼70마리만 기른다. 또 종합비타민제나 면역 증가 제제를 혼합한 사료를 공급한다. 농업으로 말하면 친환경 농법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전남도 수산기술사업소 여수지소는 24일 “친환경 양식어가 23곳의 양식장 면적이 19ha(약 5만7000평)로 여수 전체 양식장의 10%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6년 첫 친환경 양식을 시작할 당시에는 두 곳(3ha·약 9000평)에 불과했다. 여수지소는 1년에 두 차례 이상 친환경 양식 어가들을 상대로 항생제 잔류검사를 실시한 뒤 인증을 해주고 있다.
친환경 양식은 많은 비용과 땀이 들어가지만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 유통과정에서 친환경이라고 구분할 방법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친환경 양식이나 일반 양식 모두 횟집 수족관에 들어가면 구별할 방법이 없다. 인삼을 먹인 제주도 넙치는 바코드를 부착해 일반 어류와 구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지소는 3년 전부터 정부에 “친환경 양식 어류에 바코드를 부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횟집에 친환경 수조 표시를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건의하고 있다. 윤연미 여수지소 어류양식담당은 “친환경 농산물은 인증표시가 활성화됐지만 활어는 마땅한 인증표시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발전 가능성을 보고 친환경 양식을 하는 어민을 지원하고 이를 확대하기 위해 지원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