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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인사청문회]여권, 논란 된 후보자 임명 놓고 고민

입력 | 2010-08-26 03:00:00

靑 “국회 판단 본 뒤에 결정”… 與 “다 끌고가기는 부담 커”




자리 뜨는 야당, 표정 굳은 여당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양승조 의원(앞) 등 야당 의원들이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상정에 반발하며 퇴장하고 있다(왼쪽 사진). 야당의원들의 반발에 복지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인사청문회 파고에 직면했다.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등 이명박 정부의 3기 내각 구성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5일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후보자들의 도덕적 법적 문제 때문에 민심의 흐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대응 방향을 놓고 청와대는 정면돌파를 하려는 태세이고, 당은 민심을 반영한 조치를 주문하기로 해 당청 간에 미묘한 차이가 감지되고 있다.》

○ 청와대, “낙마(落馬) 안 된다”

청와대는 25일 인사청문회 이후 대응 방향에 대해 “국회에서 여야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한 뒤 판단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실시될 김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 표결 결과와 상임위별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 등을 지켜본 뒤 주말쯤 대응책을 내놓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청와대는 여러 채널을 통해 각 후보자에 대한 여론의 추이를 점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청와대 핵심부의 내부 기류는 “문제점은 다소 지적됐지만 국무총리 및 장관직 수행에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한 참모는 “1명의 낙오자도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여기엔 몇몇 후보자를 낙마시킬 경우 국정 운영의 동력에 상처가 생길 수 있다는 위기감도 고려된 듯하다. 이런 분위기는 김 후보자가 전날 청문회 진술을 번복해 “2006년에 박연차 씨와 골프를 같이 쳤다”고 시인한 뒤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참모들은 25일 밤 “김 후보자가 총리로 일할 자격을 갖췄는지는 발언 하나의 사실 여부가 아니라 종합적으로 판단할 일”이라며 “큰 틀에서 볼 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무 참모들 사이에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무시하기엔 정치적 부담이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공정한 사회’를 국정과제로 제시한 상태에서 흠집이 생긴 후보자들의 임명 강행이 몰고 올 부작용이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청와대 주변에선 이 대통령이 23일 “인사검증 기준을 강화하라”고 지시한 점을 들어 “막판에 후보자 한 명 정도를 상징적으로 교체할 가능성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고 향후 2, 3일 동안의 여론이 매우 중요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여당, “부적합 인사 한두 명 전달 검토”

김무성 원내대표는 25일 인사청문회 상임위 간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각 후보자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인사청문회 내용을 둘러싼 여론을 점검하며 대응책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당 지도부는 청문회 절차가 마무리되는 26일까지 당내 의견을 정리할 방침이지만 내부적으로 ‘부적합 인사’ 한두 명을 추려내 청와대에 교체 의견을 전달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 측 인사는 “누구를 낙마시키라고 요구하지는 않겠지만, 비공개적으로 의견은 건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과의 물밑 협상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여야가 맞물리는 ‘고차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한나라당 주변에선 ‘부적합 인사’로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가 거론되고 있다. 신 후보자는 ‘백화점식’ 의혹 제기의 표적이 됐고, 이 후보자는 ‘쪽방촌 투기’가 여론의 반발을 불렀다. 조 후보자의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 등으로 물의를 빚었지만 일각에선 “말실수를 이유로 경찰청장에 임명하지 못하면 국정 후반기 경찰 기강이 제대로 서겠느냐”는 얘기도 있다.

민주당은 ‘김태호 낙마’를 공언하는 가운데 막판에 ‘김태호 카드’를 협상카드로 사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의 한 참모는 “김 후보자의 인준을 위해 다른 장관 후보자를 낙마시킬 수 있다는 것은 현실성이 전혀 없는 소설 같은 이야기”라며 일축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 인사청문회, 격분한 ‘야’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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