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역 박한식 교수 “남북-북미 관계 풀기 위해 방북”… 카터 ‘대승호’ 언급할지 주목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25일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을 위해 평양에 도착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은 이날 오후 5시 “전 미국 대통령 지미 카터와 그 일행이 25일 평양에 도착했으며 비행장(순안공항)에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맞이했다”고 보도했다. 김 부상은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고 있다.
이어 조선중앙통신은 오후 8시 51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카터 전 대통령 일행을 만나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담화하고 백화원 영빈관에서 연회를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8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미국 여기자 석방을 위해 방북했을 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찬을 함께한 바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과정에서 중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박한식 조지아대 석좌교수는 “아이잘론 말리 곰즈 씨를 데려오기 위해 미국 정부가 카터 전 대통령을 방북하게 한 것은 아니다”라며 “천안함 폭침사건 후 험악해진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를 풀기 위해 카터 전 대통령은 본인의 방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미국은 24일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해 “미국이 북한에 특사를 보내는 것은 아니며 북한에 전달하는 메시지도 없다”고 강조했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기자들이 ‘특사(envoy)’라는 표현을 쓰는 것과 관련해 “미국은 북한에 특사를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한편 카터 전 대통령이 8일 동해에서 북한 해군에 나포된 한국 어선 ‘55대승호’ 선원 석방을 북한 측에 요청할지가 관심사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