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말 대비 사업장 온실가스 31% 감축(2010년 상반기 기준), 제품 평균 에너지효율 16% 향상, 4년 연속 친환경 제품 출시 세계 1위, 친환경 연구개발과 녹색 사업장 구축에 1조100억 원 투자….
삼성전자가 지난달 20일 녹색경영 선포식 1주년을 맞아 발표한 성과 중 일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Creating New Value through Eco-Innovation(친환경 혁신활동을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이라는 비전으로 사람과 자연을 존중하는 기업 활동을 통해 풍요로운 삶과 환경 보전에 이바지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 1700여 모델 친환경 인증
삼성전자는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성능과 가격, 품질, 디자인과 함께 환경을 고려한 활동을 펼친다. 원료물질 채취, 개발, 생산, 유통, 사용 및 폐기 등 모든 과정의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친환경 공급망 구축, 에코디자인 평가 활동, 환경인증, 제품의 환경정보 공개, 폐제품의 재활용 등도 이러한 활동의 일환이다. 특히 에코파트너 인증제를 도입해 유해물질 함유 부품의 원천적 차단, 환경 분석 실험실 구축으로 빠른 제품 모니터링 실시, 에코디자인 체계 구축 등이 이뤄지고 있다.
이렇듯 제품의 우수한 친환경성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2008년부터 미국,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환경마크 인증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삼성전자가 전 세계 주요 환경마크 최다 인증을 취득하고 있다. 2009년 말 기준으로 한국 중국의 환경마크 및 미국(EPEAT) 독일(블루엔젤) 스웨덴(TCO) EU(Eco-Floewr) 북유럽환경마크(노르딕스완) 캐나다(Environmental Choice) 등 8종의 글로벌 환경마크에서 삼성전자 제품 모두 1700여 모델이 인증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또 지난해 6월 그린피스에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친환경기업 평가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친환경 정책 및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더욱 강화될 소비자와 이해관계자의 친환경 경영 요구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해 지속적으로 친환경기업 이미지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삼성전자의 친환경제품
2009년 6월 인도서 출시된 태양광 충전 휴대전화 ‘크레스트 구루(크레스트 솔라)’는 휴대전화 뒷면에 태양광 패널을 장착해 햇빛으로 충전이 가능한 친환경 제품. 맑은 날 정오에 1시간가량 충전해 약 5∼10분간 음성 통화를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옥수수 전분을 재료로 한 휴대전화(SCH-W510)와 환경호르몬을 유발하는 유해물질을 사용하지 않은 휴대전화(SGH-F268)를 개발하기도 했다.
가전제품에도 친환경적인 요소를 확대하고 있다. 불필요한 냉방을 줄이고, 필요한 곳에 집중해서 냉방하는 첨단 기술들을 채택해 전기 사용량을 줄인 하우젠 에어컨과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동안에 소모되는 대기전력을 최소화한 세탁기 등이 대표적인 예다. 또 세탁기 포장재를 기존 종이박스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필름 형태로 바꾸는 ‘수축포장 방식’을 도입해 펄프 사용량을 70% 이상 줄이기도 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그린 코리아’ 견인하는 그린IT 실현
KT는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신성장 동력 발굴을 골자로 하는 ‘그린 KT, 그린 코리아’를 자사의 녹색경영 비전으로 삼고 있다. 통신 인프라를 제대로 조성하고, 이를 활용해 근무환경을 바꾸는 게 결국 녹색경영으로 이어진다는 취지다. 이른바 ‘그린 정보기술(IT) 전략’이다. 또 친환경 에너지를 쓰고, 폐기된 휴대전화를 재활용하는 등의 녹색경영도 실천하고 있다.
○ 그린 IT 전략-스마트워킹
KT는 최근 서울 종로구 세종로 KT 올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마트워킹’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달부터 연구개발(R&D) 분야 직원과 출산 후 여직원 20여 명을 대상으로 스마트워킹을 시작해 이를 회사 전체로 확대한다고도 했다.
스마트워킹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근무형태를 말한다. 기존 재택근무뿐 아니라 집 근처 원격사무실인 ‘스마트워킹센터’로 출근하는 것도 포함한다. KT는 2012년 말까지 전국 30개 지역에 스마트워킹센터를 만들어 자유로운 근무형태를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스마트워킹과 녹색경영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매일 아침 출퇴근 시간, 붐비는 전철이나 꽉 막힌 도로를 보면 답이 나온다. 줄지어 가는 자동차 자체가 이산화탄소 배출의 주범이다. 비슷한 시간대에 수도권 수백만 명이 동시에 움직이는 것 자체가 대기오염인 셈이다. 하지만 스마트워킹을 하게 되면 서로 출퇴근하는 시간대도 달라지고, 출퇴근 거리 자체도 줄어들게 된다. KT에 따르면 350만 명이 스마트워킹을 하면 연간 이산화탄소 46만 t이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KT는 스마트워킹을 새로운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기업에 정보통신 인프라 제공, 컨설팅 업무를 해주며 전체 스마트워킹 시장의 50%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KT는 이미 행정안전부의 스마트워크센터 구축사업을 수주했다. 그린 IT가 환경 뿐 아니라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KT는 스마트워킹뿐 아니라 다양한 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그린 서비스를 발굴해 2013년 전체 매출액의 10%를 그린 비즈니스에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 에너지를 줄인다
화석연료 대신 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를 쓰는 것도 KT의 녹색경영 정책 가운데 하나다. KT는 2008년 12월부터 서울 중랑구 신내동과 경기 화성시 전화국 건물의 옥상에 태양광발전 시설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발전소 가동으로 KT는 연간 13만 kWh의 전기 사용량을 아낄 수 있게 됐고, 온실가스 배출량 1100t을 줄이게 됐다.
지열을 이용해 에너지를 아끼는 시스템도 추진하고 있다. 지역냉난방시스템은 지하 100∼150m 깊이의 지열을 에너지로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KT는 사업의 경제성과 적용가능성을 따져보며 화석연료를 쓰는 건물의 냉난방방식을 지열에너지로 대체하는 전환사업을 추진 중이다.
자원 사용을 줄이거나 재활용하는 방안도 늘고 있다. 우선 종이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전자메일 명세서 신청 및 발송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또 휴대전화로 고객의 요금명세서를 보내주는 ‘푸시(PUSH) 방식의 모바일 명세서 서비스’를 2008년 업계 처음으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냉장고는 10년씩 쓰던 사람도 휴대전화는 2, 3년 만에 바꾸는 사례가 많다. 그만큼 기술 발전이 빠르기 때문이다. 문제는 버려진 휴대전화가 환경을 오염시키고 자원 낭비의 주범이 될 수 있다는 것. KT는 중고 휴대전화의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휴대전화를 새로 살 때, 원래 쓰던 휴대전화를 대리점을 통해 반납하면 일정 금액을 기기 구매 보조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반납된 중고 휴대전화는 전화기를 잃어버린 사람들의 임시휴대전화 등으로 활용된다. KT는 2008년에 중고 휴대전화 11만9742 대를 수거했고, 이 가운데 4만7896 대가 재활용됐다.
똑똑한 녹색정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직원들 하나하나가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 KT는 이 같은 생각을 바탕으로 환경친화적 기업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지구사랑 7대 실천공약 지키기’ 등 환경캠페인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KT는 “환경의 날을 맞아 일회용 컵 대신 머그컵을 쓰고, 수돗물을 받아서 사용하는 등의 캠페인을 전개했더니 매년 400t 이상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였고, 약 7억7000만 원의 비용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