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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방중]北 노동당대표자회 3대 관전포인트

입력 | 2010-08-27 03:00:00

北 3대세습-경제-외교 밑그림, 김정일 귀국후 실행 나설듯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전격 방문한 26일 북한은 다음 달 초 노동당 대표자회 개최를 위한 본격적인 정치일정을 시작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노동신문을 인용해 “조선노동당 대표자회를 앞두고 최근 시군당 대표회들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북한은 이후 도당 대표회에 이어 중앙당 대표자회를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의 방중 이후 열리는 이번 대표자회에서는 후계 문제와 경제 및 대남정책 방향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1] 김정은 모습 드러낼까… 중앙위 비서 맡으면 사실상 후계 공식화

지난해 1월 아버지 김 위원장이 후계자로 지명한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이 공식 당직을 맡아 중앙 정치무대에 모습을 드러낼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대북 소식지인 열린북한통신은 올해 6월 “현재 김정은은 외교 부문을 제외하고는 김정일과 비슷한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간부들은 김정일과 김정은을 동급으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당 대표자회는 그가 가진 실질적인 권력을 공식화하는 절차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1980년 6차 당대회에서 김 위원장이 차지했던 당의 핵심 직책 전부 또는 일부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당 중앙위 비서, 중앙위 정치국과 정치국 상무위원, 중앙 군사위원 등이 그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일이 후계자가 된 이후 북한의 권력체계가 ‘정치국 위주’에서 ‘비서국과 전문부서 위주’로 변화된 만큼 김정은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이는 가장 중요한 자리는 당 중앙위 비서”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이 공식 직함을 받더라도 북한 당국이 이를 즉시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도 1974년 공식 후계자가 됐지만 북한 당국은 6년 뒤인 1980년 6차 당 대회에서야 이를 공식화했다.

[2] 개혁개방 들고 나올까… 화폐개혁 실패후 정책변화 필요성 커져

북한이 2000년부터 2005년 상반기까지 시도했던 제한적인 경제개혁 정책을 다시 들고 나올지도 관심이다. 당시 북한은 ‘7·1경제관리개선조치’와 종합시장 개설 등을 통해 시장메커니즘을 활용한 경제개발 방안을 추구했다. 그러나 2005년 하반기 이후 보수적인 당 관료들의 반대가 잇따르면서 사회주의 계획경제 회복을 위한 보수적인 경제정책으로 돌아갔다. 화폐개혁과 외환통제 조치는 그 극단이었다.

북한이 이들 정책의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시장을 다시 허용하고 최근에는 2003년부터 내각총리를 맡아 급진적 시장화를 추구했던 박봉주(2007년 순천비날론연합기업소 지배인으로 좌천)를 다시 당 제1부부장으로 복권한 것은 정책 변화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이 화폐개혁과 외환통제 실패 후 시장을 억압하는 보수적 정책이 이제는 성공할 수 없다는 반성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이후 북한의 경제는 사실상 시장의 힘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수준의 시장메커니즘을 허용하는 것 외에는 경제를 살릴 길이 없다는 설명이다.

[3] 대남 관계개선 나설까… 경제지원 받기 위해 유화메시지 가능성

북한이 권력승계라는 민감한 시기에 민심을 다독일 경제적 자원을 외부에서 지원받기 위해 남한과의 관계개선에 나설지도 관심을 끈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 11월 남측과의 정상회담 논의가 결렬된 뒤 올해 2월까지도 남측에 정상회담과 경제지원을 요구했으며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에도 같은 방식으로 청와대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에서도 변화의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26일 개신교 천주교 천도교 불교 원불교 등 5대 종단이 참여하는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의 27일 개성지역 방북 및 인도적 지원 물자 반출을 승인하고 북한 수해 지원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는 천안함 사건 이후 전면 단절됐던 남북관계의 관리에 나서려는 행보로 볼 수 있다.

한 당국자는 “북한이 당 대표자회에서 유화적인 대남 메시지를 던지고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를 나타낼 경우 남북 당국 간 관계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김정일 방중
▲2010년 8월26일 동아뉴스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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