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제 ‘까스활명수’의 주역, 한국 제약산업 역사 이끌어
고인은 1924년 서울에서 태어나 1948년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49년 동화약품에 입사했다. 동화약품은 노천(老川) 민병호 선생이 1897년 설립했으며, 1937년 고인의 부친인 보당(保堂) 윤창식 선생이 이어받았다. 이후 동화약품은 비밀리에 상하이 임시정부에 독립자금을 대는 민족기업의 역할을 했다. 고인도 이 같은 애국정신을 이어 받아 광복군에 자원입대해 1945년에는 광복군 주호지대 5중대장을 지냈다.
동화약품에 입사한 고인은 1967년 까스활명수를 발매하며 국내 액제 소화제 시장에 ‘혁명’을 몰고 왔다. 까스활명수는 지금도 시장 점유율 1위다. 고인은 1973년 동화약품 사장에 올랐으며 1977년에는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덴마크 레오사, 프랑스 덱소사, 일본의 산쿄사 등 세계적인 제약회사들과의 기술 제휴를 통해 회사의 발전을 이끌었다.
2008년에는 자신의 호를 딴 ‘가송재단’을 설립해 사회봉사에도 앞장섰다. 가송재단은 현재 가송의학상, 활명수약학상을 제정해 학술 연구를 지원해오고 있다.
정부는 고인의 모범적인 기업 경영을 인정해 동탑산업훈장(1974년), 철탑산업훈장(1988년), 국민훈장 모란장(1995년) 등을 수여했다. 유족으로는 도준(동화약품 회장), 길준(동화약품 부회장) 씨 등 2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 영결식은 30일 오전 9시 반 경기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 동화약품연구소에서 열린다. 02-3010-2631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