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K’는 여전히 밝았다. 모처럼 국내 팬들 앞에서 실력을 뽐낼 기회를 앞둔 김연경은 스포츠동아와 만난 자리에서 일본 임대 생활에서의 어려움과 단상을 담담히 풀어냈다.
■ 김연경 1년4개월만에 깜짝 컴백…28일 컵대회 출전
일본 텃세 정면돌파…진출 첫해 득점왕
박지성 축구센터처럼 배구센터 건립 꿈
월드스타 김연경(22·흥국생명)이 돌아왔다.
● 일본서 한 시즌 힘들었지만 성숙해졌다
용병으로 일본 무대를 밟은 김연경은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해야했다. 돌봐주는 부모님도 마음 터놓고 얘기할 친구도 없었다. 철저하게 혼자였다. 하지만 외로움은 김연경을 더욱 성숙시켰다. “모든 것을 스스로 관리해야한다는 것이 처음엔 힘들었다. 하지만 덕분에 자기 관리가 더 철저해졌다. 솔직히 한국보다는 일본 여자배구의 수준이 조금 더 높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기량도 늘었다”고 말한다.
한국 선수들을 한 수 아래로 보는 일본 선수들의 시각과 은근한 텃새는 오로지 실력으로 극복해야 했다. 김연경은 “이적 결정 이후 나를 선택해준 감독이 바뀌었다. 팀에 갔을 때 반응이 그리 좋지 않아 더 열심히 했다. 다행히 개막전 경기를 잘 치렀고, 이후 조금씩 나아졌다”고 했다. 절치부심한 김연경은 새로운 공격 각도와 루트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결국 득점왕까지 차지하며 자신의 기량과 가치를 업그레이드시켰다.
● 컵 대회 우승이 목표
김연경은 컵 대회를 마친 후 대표팀으로 들어가 세계선수권과 광저우아시안게임을 치른 뒤 일본 소속팀으로 복귀한다. 숨 가쁜 일정이다.
이렇게 바쁜 일정 속에서도 그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배구센터 건립이다. “박지성 선수가 축구센터를 건립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나도 세계적인 선수가 되고, 돈도 많이 벌어서 우리나라의 배구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배구센터를 건립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용인|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