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하고 섬세한 문장력의 번역 일품‘그리스 로마 신화’로 국내에 신화 바람
1947년 경북 군위에서 태어난 고인은 197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입선해 문단에 들어섰다. 소설집 ‘두물머리’ ‘하얀 헬리콥터’ ‘나비넥타이’, 장편 ‘하늘의 문’ ‘나무가 기도하는 집’ 등을 통해 함축적이고 깔끔히 직조된 언어로 인간에 대한 이해를 표현했다.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고인은 고등학교를 중퇴한 뒤 검정고시를 치렀으며, 번역활동을 활발하게 하던 33세에 성결교신학대에 들어갔으나 졸업하지는 못했다. 제도권 학교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았지만 해박한 교양과 지식을 쌓아 저술 활동의 거름으로 삼았다.
번역가로서도 고인은 꼼꼼하고 섬세한 문장력으로 인정받았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푸코의 진자’,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등이 그의 대표적인 번역서다. 딸 다희 씨와 함께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 ‘로미오와 줄리엣’ 등을 번역하기도 했다. 고인은 최근까지도 올가을 출간될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4권과 5권을 다듬고 ‘천로역정’ 재번역 작업을 하는 등 집필 활동에 매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으로는 부인 권오순 씨와 아들 가람, 딸 다희 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29일 오전 5시 30분. 02-3410-6901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