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소득 1억 넘거나 집값 9억 넘으면 혜택 없어
29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과천=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DTI 규제는 과도한 부동산 담보대출로 인한 부동산투기를 막기 위해 2005년 도입된 제도로 주택담보대출로 갚아야 하는 연간 원금과 이자비용을 연간 총소득의 40∼60%를 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뼈대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적용하면 주택가격의 50∼6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었지만 DTI 제도가 도입되면서 대출이 가능한 금액이 크게 줄어들었다.
그렇다면 DTI 규제의 사실상 폐지로 내 소득 수준에서 주택을 살 때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는 얼마나 늘어날까.
실제 A 씨가 9억 원짜리 아파트를 산다면 LTV 규제를 받아 최대 4억5000만 원을 빌릴 수 있어 DTI 규제로 빌릴 수 있는 2억9000만 원보다 1억6000만 원을 더 빌릴 수 있게 된다. 7억 원짜리 아파트를 살 때 대출증가 효과가 6000만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억 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9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구입할 때는 이번 부동산대책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가구의 연소득이 1억 원이 넘는 고소득자도 DTI 규제의 사실상 폐지로 인한 대출한도 확대 효과를 볼 수 없다. 연소득이 1억 원 이상인 고소득 가구가 9억 원인 주택을 구입하더라도 LTV 한도 때문에 대출 가능 금액은 4억5000만 원으로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의 대출한도가 확대된다”며 “특히 고가의 아파트와 강남 3구는 적용이 배제돼 규제완화 혜택이 서민과 중산층에 주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소득을 증명하지 않아도 받을 수 있는 대출한도가 1억 원으로 늘어나게 된 것도 눈길을 끈다. 현재는 소득이 일정하지 않거나 연간 소득이 2000만 원 미만이어서 소득을 증명하지 못할 경우 연소득을 1500만 원으로 적용해 20년 만기 연 6% 금리로 DTI 50%를 적용해 8060만 원밖에 빌릴 수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1억 원을 빌릴 수 있게 돼 대출한도가 1940만 원 늘어나게 된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