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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재테크]펀드 가입 3년 아직도 마이너스 원금회복 방법 없나요

입력 | 2010-08-31 03:00:00

국내펀드 수익률 극과극 ‘두통거리 펀드’ 과감히 정리
중국성장 과실 맛보려면 ‘홍콩H주’보다 ‘본토펀드’를




Q. 펀드 가입 3년 아직도 마이너스 원금회복 방법 없나요

44세 기혼여성입니다.
예전에는 주로 은행 적금이나 예금만 가입하다가 2007년 펀드가 수익이 좋다는 얘기를 듣고 그동안 모은 목돈을 모두 펀드에 넣었습니다. 그때는 펀드에 가입하지 않으면 혼자 바보가 될 것 같은 분위기였죠. 그래서 은행직원이 좋다고 추천한 펀드에 별 고민 없이 가입했습니다. 그런데 처음엔 수익이 조금 나는가 싶더니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손쓸 겨를도 없이 반 토막이 났습니다. 이제 원금을 회복한 펀드도 있고 아직 30% 정도 손실이 난 해외펀드도 있습니다. 빨리 원금을 회복하고 싶은데 지금 시점에서 펀드를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상담자는 2007년 펀드 광풍에 휩쓸려 펀드에 대해 정확히 알지도 못하면서 가입한 전형적인 투자자입니다. 차라리 본인이 알고서 결정했다면 마음이라도 편할 텐데 펀드로 얼마 벌었다는 친척, 친구 얘기만 듣고 성급히 가입했으니 누구를 탓하기도 어렵습니다. 또 가입하자마다 시장이 급락해 마음고생은 더 심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상담자는 국내주식형펀드 중에서 성과가 낮은 펀드를 환매해 성과가 우수한 펀드로 갈아타시기 바랍니다. 같은 날 같은 국내주식형펀드에 가입했는데도 상담자가 가입한 펀드는 무려 33.67%의 수익률 격차가 생겼습니다. 우수한 펀드를 선택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은 이렇게 벌어집니다. 따라서 펀드를 고를 때는 상담 직원 말만 무조건 듣지 말고 펀드닥터나 모닝스타코리아 같은 펀드 평가전문 인터넷 사이트에서 성과를 비교한 뒤 가입하는 습관을 꼭 가져야 합니다.

국내에서 판매된 중국펀드는 실제 중국본토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홍콩에 상장된 중국기업들로 이뤄진 홍콩H주에 투자하는 펀드가 대부분입니다. 이 펀드들은 중국 성장으로 얻는 수익 기회가 중국본토 펀드보다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 중국본토 펀드는 업종 분산이 잘돼 있는 반면 홍콩H주 펀드는 금융업종 위주로 이뤄져 있어 해당 업종의 부침에 따라 변동성이 매우 큽니다. 따라서 홍콩H주에 투자돼 있는 중국펀드를 환매해 중국본토에 투자하는 펀드로 바꾸는 게 좋습니다. 세계 펀드매니저들의 설문 결과 중국은 향후 5년 이상 투자할 때 가장 매력적인 국가로 꼽혔습니다. 중국본토 펀드로 중국 성장의 과실을 맛보시길 바랍니다.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펀드와 러브(러시아 브라질)펀드는 개별 국가에 투자하는 것보다 변동성은 줄지 않고 수익은 상쇄돼 큰 메리트가 없는 상품입니다. 또 업종별로 분산이 안 돼 특정 섹터에 의한 변동성이 큽니다. 따라서 이들 펀드를 환매하고 다소 안정적인 주가연계펀드(ELF)에 투자할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ELF는 보통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주식이나 지수가 일정 폭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고수익을 얻고 반대의 경우 원금 손실이 나는 구조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증시가 폭락하자 ELF도 큰 손실을 내며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지만 최근 다시 대안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요즘 가장 인기가 많은 ELF는 코스피200과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해서 3년 만기 때 두 지수가 45%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원금과 연 10%의 이자를 보장하고 4개월마다 조기상환의 기회를 주는 상품입니다. 기준시점 지수를 100으로 해서 두 지수가 4개월마다 95-90-90-85-85-80-80-75-55 이상을 유지하면 조기 상환하는 방식입니다. 요즘과 같이 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서 상승장에 베팅하기보다는 하락하더라도 대폭 하락하지 않으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인 것이죠.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F도 있지만 수익이 높은 대신 리스크도 상당히 크기 때문에 가급적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F에 가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원금을 회복하고자 하는 상담자의 니즈가 크기 때문에 현재 공격적 투자성향의 포트폴리오에서 위험을 약간 줄이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했습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듯이 투자도 수익과 리스크가 함께합니다. 상담자도 이를 항상 명심하고 감내할 수 있는 위험 범위 내에서 투자할 것을 권합니다.

송재원 신한은행 방배PB센터 팀장

정리=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