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균 앵커) 내일은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현대그룹에서 독립해 나온 지 꼭 10년이 되는 날입니다. 첫 외국계 완성차 회사인 르노삼성자동차가 출범한지 10년이 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김정안 앵커) 현대차그룹이나 르노삼성차 모두 최근 10년 간 눈부신 성공을 거뒀는데요, 성공 비결과 그늘, 남은 과제는 무엇인지 산업부 장강명 기자에게 들어보겠습니다.
(박 앵커) 장 기자, 그런데 어떻게 두 회사의 출범이 이렇게 같은 날일 수 있습니까?
(김 앵커) 현대차그룹과 르노삼성차의 10년 성적표가 곧 10년 전 자동차산업 정책의 성적표인 셈이네요.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장 기자) 현대차그룹과 르노삼성차 모두 대단한 성공을 거뒀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현대차그룹은 품질 경영을 앞세운 전략을 쓰고 활발하게 해외로 진출하면서 이제 세계 6대 자동차회사가 됐습니다. 2000년 당시 현대차그룹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4% 안팎으로 추정되는데 올해에는 이 비율이 8% 정도로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자동차 고객들이 쉽사리 브랜드를 바꾸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이것은 대단한 성장입니다. 특히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선전해 확고부동한 글로벌 브랜드가 됐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런 점들 때문에 빈터 코른 폴크스바겐그룹 회장이 최근 한국 기자들을 만나 "우리의 라이벌은 현대차"라고 말하기도 했죠.
르노삼성차는 출범 첫 해인 2000년 내수 시장에서 1만2500여 대, 2001년에는 7만여 대를 팔았던 것은 2008년에는 19만여 대, 지난해에는 18만여 대를 팔면서 한국 시장에 확고부동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내수 시장 점유율은 10%를 넘어서 지난해에는 현대차와 기아차에 이은 3위 업체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국 소비자들의 수요를 잘 파악해 잘 팔리는 제품을 만들고, 노사관계도 모범적으로 관리하는 등 외국 기업이 한국에 와서 현지화를 잘 한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박 앵커) 인상적이군요. 그런데 성공의 이면에는 그늘도 있을 것 같은데요.
한국 자동차산업 전반으로 보면 10년 동안 많은 발전이 있었고 산업 규모 전체가 커진 것은 사실입니다만 그 과실을 너무 자동차회사들이 가져가고 부품업체들의 내실은 크지 못했다는 반성도 나옵니다.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이 부품회사에서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라 하겠습니다.
(김 앵커) 그렇군요. 그러면 한국 자동차산업과 현대차그룹, 르노삼성차가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이 있을까요.
(장 기자) 먼저 산업 전체 차원에서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부품업체들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잘 이끌어내야겠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세계 시장에서 '중소형 차를 값싸게 잘 만드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떨치고 고급차, 대형차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르노삼성차는 아무래도 그간 르노와 닛산 등 외국 자동차를 한국에 맞게 개발해 오는 전략을 썼는데, 장기적인 성장을 하려면 독자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 앵커) 네, 장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