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녀/손창섭 지음/256쪽·1만2000원/예옥어
‘삼부녀’가 그렇다. 이 작품은 가족에 대한 전통적인 의미를 회의한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아내와 이혼하고 두 딸과 사는 40대 중년 남성 강인구는 여대생과 계약 데이트에 나선다. 한편으로 그에게는 대부(代父)로서 돌봐주는 친구의 딸이 있다. 어머니와 재결합을 요구하던 딸들은 가출을 해버리고, 강인구는 가족의 빈자리에 여대생과 친구의 딸을 두어 새로운 계약 가족을 꾸린다. 통속적인 드라마의 꺼풀을 벗겨내면, 가족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을 통해 인습적인 혈연관계를 전면적으로 새롭게 탐색하려는 작가의 의지가 드러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