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연구소는 ‘막걸리 특급 도우미’
최근 일기 시작한 ‘막걸리 열풍’을 이어 가기 위해 대학들이 발 벗고 나섰다. 각 대학 연구소는 막걸리 업체들에 생산 기술 개발, 유통, 마케팅까지 다양한 도움을 주고 있다. 올해 3월 문을 연 전북대 ‘전주막걸리연구센터’ 연구진. 전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이들 대학은 아직 영세해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R&D는 엄두도 못 내고 있는 막걸리업체들에 제조와 관련된 R&D 외에도 매출 증가를 위한 마케팅, 해외시장 진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지원을 하고 있다.
○ 전주막걸리를 ‘제2 전주비빔밥’으로
센터장을 맡고 있는 차연수 전북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막걸리와 관련된 첨단 생산기술 개발, 효능개선 등은 당연히 연구소가 해야 할 과제”라며 “여기에 전주의 대표 자랑거리가 된 막걸리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마케팅 유통까지 지원하는 연구소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센터에서는 막걸리 기능개선 연구 외에도 막걸리병 디자인 개선사업, 해외 마케팅 프로젝트 등 다양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또 센터는 지역 막걸리업체인 전주주조, 지역 연구소인 전주생물소재연구소 등과 손잡고 산학연 공동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전북대 측은 “산학연 공동연구에 대한 참여자들의 의욕이 대단하기 때문에 연구가 곧 본궤도에 올라 성과물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센터는 전주비빔밥 등 지역의 대표음식과 막걸리를 연계한 효능 연구 및 마케팅도 진행해 ‘한식 세계화’에도 동참한다는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 역시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하고 나섰다. 전주시는 내년부터 업체와 시의 자금을 모은 ‘매칭펀드’를 조성해 전주막걸리연구센터의 연구활동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 세계화·명품 막걸리 이끈다
신라대는 2009년 막걸리 효능과 제조기술 등을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막걸리세계화연구소’를 마련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신라대 막걸리연구소의 특징은 명칭에서 볼 수 있듯이 막걸리의 세계화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벌써 두 차례의 ‘막걸리 세계화 심포지엄’을 개최했고 수십 명의 연구진이 품질개선 및 표준화, 저장 안전성 제고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업체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이미 성과물을 낸 연구소도 있다. 100% 국내산 친환경 쌀로 빚는 ‘참살이탁주’는 2007년 한경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막걸리의 숙취 유발 물질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강환구 참살이L&F 대표는 “원료인 쌀은 한경대에서 기술지도를 받은 농가에서 생산된 것을 사용했고 제조 과정에서도 한경대 연구진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참살이L&F는 지난해 12월에는 한경대 산학협력단이 개발한 특허를 활용해 토종벌꿀을 첨가한 신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기도 했다. 강 대표는 “대부분의 막걸리업체가 제조설비 확충에도 예산을 투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R&D는 더더욱 꿈도 꾸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대학연구소가 가지고 있는 우수한 연구인력과 기술력은 업체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