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행복세상’ 경주-안동 하회마을 등 체험행사
대학생들과 일대일 결연도
행복세상 주최 ‘다문화가정 청소년 역사문화 탐방’ 참가자들이 4일 오후 경주 황룡사 터에서 역사 배경을 듣고 있다.경주=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참가자들 얼굴은 땡볕에 벌겋게 달아올랐지만 수다를 떨면서 연방 웃음을 터뜨렸다. 한 청소년은 자전거를 처음 타보는지 계속 비틀거렸다. 대학생 언니, 오빠들은 행여 사고로 다칠까 걱정이 돼 곁에서 떠나지 않았다. 안압지에서 이들은 “30대 문무왕 때 신라 지도 모양으로 만든 인공 못”이라는 안내자 설명에 귀를 쫑긋 세웠다. 인근 황룡사 터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사라진 절 모습을 상상하며 한국 역사의 현장을 만끽하려 애썼다. 베트남 출신인 킴랍 양(18·서울 한대부고 2년)은 “책에서 배웠던 곳을 직접 와서 보니까 너무 좋다”며 “대학생 오빠(멘터)도 만났고 일본 중국 등 다른 국적 친구들도 사귀었다”면서 활짝 웃었다.
참가자들은 경주에서 안압지, 황룡사 터, 분황사, 천마총, 첨성대 등 주요 유적지를 자전거로 둘러봤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안동 하회마을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하회별신굿탈놀이’ 공연을 관람하고 직접 탈춤을 배우는 체험 행사도 가졌다. 마지막 날에는 서울 광화문을 찾아 역사의 숨결을 느낀다.
3일부터 6일까지 3박 4일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경기, 충청 등 전국 다문화가정 청소년 70명을 비롯해 GKL 장학생 100명, 자원봉사단 30여 명 등 200여 명이 참가했다. GKL 장학생 임은환 씨(22·여·숙명여대 문화관광학 3년)는 “다문화 청소년들의 얼굴 생김새는 조금씩 달랐지만 친근하고 가족 같은 분위기였다”며 “앞으로 이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배려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강승구 행복세상 사무국장은 “다문화가정 13만 명 시대에 들어섰지만 이들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다문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역사문화 탐방 기회를 늘려 한국을 가슴으로 이해하도록 돕겠다”고 전했다.
경주=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