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펀드보다 원리금 균등상환 유리
《 올해 3월 결혼한 30세 주부입니다. 남편은 34세이고요. 결혼 후 생애 첫 주택을 장만하는 데 평균 8, 9년의 시간이 걸린다지만 저희는 결혼비용을 알뜰하게 줄이고 결혼 전 모아놓은 자금에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어렵사리 20평형대 아파트에 보금자리를 꾸몄습니다. 하지만 신혼의 달콤함이 무색하게도 주택담보대출 부담이 너무 큽니다. 요즘 대출금리까지 슬슬 오르면서 잠자리까지 불편합니다. 아파트 구입자금은 4억1000만 원이고 대출금액은 2억1000만 원, 대출이자는 5% 초반입니다. 아파트를 사느라 남은 예금이라곤 남편 명의의 주택청약부금 1000만 원이 전부입니다. 맞벌이 부부로 남편의 월평균 소득은 400만 원, 제 월소득은 250만 원입니다. 제 월급으로 대출이자와 생활비를 충당하고 남편 월급은 모두 저금해서 대출금을 갚을 계획입니다. 대출금을 하루라도 빨리 갚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月400만원씩 갚으면 5년뒤 2억4000만원
적금으로 돈 모으는 것보다 800만원 이익
대출을 상환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 매달 일정 금액을 정기적금으로 넣은 뒤 만기 원리금으로 대출을 상환하는 방법, 둘째 매달 일정 금액을 적립식펀드에 투자한 뒤 환매자금으로 대출을 갚은 법, 셋째 매달 일정금액을 원리금 균등 상환 방식으로 갚아가는 방법입니다.
따라서 정기적금으로 돈을 모아 대출을 갚는 것보다 매달 원리금 균등 상환방식으로 갚는 것이 단순 계산으로 800만 원 정도 유리합니다. 또 투자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면 적립식펀드에 투자해 대출도 갚고 초과 수익을 기대하는 게 좋습니다. 적립식펀드 투자로 대출을 상환하겠다면 국내 주식형펀드를 권해드립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 시점을 분산했는지에 따라 펀드의 성과는 극명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지역별로 편차는 있지만 거치식으로 투자한 펀드는 여전히 20∼30% 손실을 보고 있는 반면 투자 시점을 분산한 적립식펀드는 20∼30%의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이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기회복세가 빠르고 기초여건(펀더멘털)이 양호하기 때문에 해외 펀드보다는 국내 주식형펀드에 투자하는 게 좋습니다. 또 국내 주식형펀드는 대부분의 수익이 매매차익이므로 비과세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참고로 대출 원리금 균등 상환과 똑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정기적금의 이자가 연 6.3%(세금 공제 전) 이상이어야 하고 적립식펀드의 수익률은 연 5.4%(비과세 가정) 이상이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애초에 부인의 월급에서 충당하려 했던 대출이자 90여만 원은 어떻게 활용하는 게 좋을까요.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퇴직연금에 가입하길 권합니다. 절세 혜택도 받고 은퇴 후 노후자금도 마련할 수 있습니다. 퇴직연금에는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이 있는데 확정기여형을 추천합니다. 확정기여형은 회사가 납입하는 법정퇴직금 외에 근로자가 추가로 납부할 수 있고 예금, 펀드, 보험 등 다양한 형태로 상품이 준비돼 있으며 운용 지시도 가입자가 할 수 있습니다. 추가 납부액 300만 원(월 25만 원)까지는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으며 추가 납부한 금액에서 발생한 이자는 과세가 이연되는 장점도 있습니다. 또 확정급여형에는 없는 특별중도인출사유(법정사유)가 허용돼 자금 융통성 측면에서도 유리합니다. 다만 운용성과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따라서 소속 회사의 여건이 허락된다면 부인과 남편 명의로 각각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을 운용해보십시오.
정리=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