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을 생각하는 남자 “인턴 사랑… 동기 사랑 그러다 보면 나도 돋보여”▶현장 좋아하는 여자 “술 거의 입에도 못 댔는데… 매일 소주 3잔 엄청난 노력”
인턴 동기인 김민구 씨(오른쪽)와 이설하 씨가 7일 서울 중구 순화동 SK건설 본사에서 만났다. 각자 현장에서 근무한 지 6개월이 지나 손에 든 안전모가 한 몸인 것처럼 잘 어울렸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 인턴기간, 팀과 동료를 먼저 챙겨야
김 씨는 두 달이 넘는 인턴기간을 “전쟁터나 다름없었다”고 표현했다. 인턴 교육프로그램의 우수 수료자에게 정식 채용기회가 부여되기 때문이다. 작은 부분이라도 평가자들의 눈에 띄기 위해 발표나 토론도 서로 먼저 하려고 성화였다. 하지만 김 씨는 조금 달랐다. 인턴 60여 명 중 회장을 맡아 동료들을 챙기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김 씨는 “대부분의 평가가 팀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혼자 너무 튀기보다는 팀을 위해 노력하는 게 중요했다”며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자신도 돋보였다”고 말했다.
○ 도전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 중요
김 씨는 대학생활에서도 다른 이공계 학생들과 달랐다. 한양대 건설환경공학과에 다니면서 전공 공부 외에도 기회만 생기면 다른 일을 찾았다. 그는 “대학시절 우연히 미국토목학회(ASCE)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주관하는 우주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할 때는 주변에서 다들 하던 토목이나 잘하라고 핀잔을 줬다”고 말했다. 비록 입상에는 실패했지만 한국 학생 최초의 참가자가 됐고 그 덕분에 미 뉴저지주립대 연수 기회도 잡았다.
이 씨는 건설사 인턴을 거쳐 입사에 성공한 비결로 ‘다양한 경험’을 꼽았다. 대형 패밀리레스토랑 서빙은 물론이고 야구장 매표까지 많은 일을 해봤다. 이 씨는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랐다면 정식 입사는커녕 인턴도 뚫지 못했을 것”이라며 “특히 건설현장은 일반 회사원만 만나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여러 부류의 사람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 사풍(社風) 파악 필수, 외국어도 중요
외국어에 대한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진출에 힘을 쏟는 만큼 해외 현장에서 일할 기회가 많아서다. ‘영어를 잘 못한다’는 이 씨는 해외는 아니지만 평택 미군기지 조성현장에서 미군들과 일하고 있다. 그는 “이공계 학생들은 인문계 학생보다 영어에 소홀하기 쉬운데, 그러다 현장에 오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인사담당자가 말하는 인턴십 ▼
△좋은 예: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해라
△나쁜 예: 지나친 경쟁심은 금물
입사하려고 지나치게 경쟁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은 좋지 않다. 인턴에게 바라는 것은 높은 수준의 업무 성과가 아니다. 부서원들 및 동료 인턴들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업무를 수행해 나가느냐가 포인트다. 비즈니스 매너가 부족하거나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다면 이 또한 좋지 않다. 인턴에게 원하는 것은 과제를 수행할 때 보이는 신입다운 패기와 열정임을 잊지 말자.